반기문 기자회견 “모든 정당·정파 대표들로 개헌협의체 구성, 대선 전 개헌 추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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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31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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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기자회견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31일 “대선 전 개헌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과 정파 대표들로 개헌협의체를 구성할 것과,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대선 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수명이 다한 5년제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분권, 협치가 가능한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헌추진협의체는 국회에 설치된 개헌특위와 긴밀한 협조관계 유지하고, 개헌특위가 일부 정파와 정당의 반대로 제기능을 못하면 실질적 동력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설 연휴 기간 전후에 여러 정치지도자들과 국민들을 만났다는 반 전 총장은 “1987년 헌법이 개정된 후 30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대통령 하신 분들이 한 분도 예외없이 실패한 대통령이 되고, 국민에게 존경받지 못했다”며 “(이는)서글픈 일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사람이 그런 데 대해 걱정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대통령이 제왕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고 저도 그런 것에 공감한다”면서 “이제 낡은 틀을 깨야 한다. 헌법을 고쳐야 한다. 승자가 독식하고 그 승자가 제왕적 권력 행사하는 현행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민주당과 유력 대권주자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며 “시간이 없다는 것은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의지가 없다는 얘기와 다름이 없다”고 꼬집었다.

반 전 총장은 “정권교체, 그 뒤에 숨은 패권 추구 욕망을 더이상 감추려 해선 안 된다”며 “이제는 행동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유력주자는 지금은 개혁을 할 때이지 개헌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개헌보다 중요한 개혁이 어딨나”라고 반문하며 “(개헌이) 개혁의 시발점이다.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없애고 대한민국 미래의 틀을 만드는 것 이상의 훌륭한 개혁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독점, 독선, 독식의 권력집중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며 “협치, 소통, 분권의 시대정신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분권과 협치를 토대로 하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바람직한 권력구조 개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분권형 권력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회와 대통령이 같은 시기에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선과 대선 시기가 맞지 않아 빚어진 많은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2020년에 동시 출발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저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도 충분히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정치지도자 여러분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국민 뜻에 부응하는 개헌안이 발의되고 대선 전에 통과되도록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향후 정치적 진로에 대해선 “입당이나 창당 여부는 빠른 시일내에 결단 내리고 언론에 가장 먼저 알리겠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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