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반기문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나라면 안 만나…득보다 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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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9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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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정두언 전 의원. 동아일보DB
정두언 전 의원. 동아일보DB
한때 ‘MB(이명박)의 남자’로 불렸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에 대해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고 잘라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내가 반기문이라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안 만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힘이 빠지자 이 전 대통령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 전 대통령과 손을 잡으면 도움이 되나?”라며 “만나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MB(이명박)표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MB표가 있으면 당연히 반 전 총장에게 가는 거다. 그런데 MB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그럼 그 싫어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것”이라며 “MB맨들이 많이 가 있는 것은 5년 동안 소외되어 있다가 이제 메뚜기도 한철 아닌가? 대선 한철이 왔으니까 자가발전으로 줄들을 서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대선 레이스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MB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으로 불렸던 정 전 의원은 “선거는 명망가들이 치루는 게 아니다. 그건 겉으로 보이는 보여주기다. 실제로는 실무역량 전략가들이 치르는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이 그걸 모른다. 지금 캠프가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이대로 가면 선거 치르기 힘들 거다. 그렇게 선거 치르는 게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 전 총장이 민생행보 과정에서 각종 구설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실수가 잦지 않은가? 잔매에 골병 든다”며 “반 전 총장의 장점이 뭔가? UN사무총장이라는 무게감인데 자꾸 실수하다 보면 웃음거리가 된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아주 결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반 전 총장을) 제대로 받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들이 후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 후보하고 내가 가깝다는 것을 과시하느라 다들 선거판에 붙어있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저런 실수를 하는 거다. (반 전 총장은) 지금 누가 자기를 위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통령이 ‘차기 정권은 내 손으로’ 발언 보도를 부인한 해프닝에 대해서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착각도 유분수다. 이 전 대통령을 누가 기억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가? 이해가 안가는 얘기”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반 전 총장이 대선 자금이 부족해 입당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이건 실수가 아니라 패착이다. 첫 단추를 엄청 잘못 끼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 사람의 실체를 그냥 그대로 보여줘 버린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를 완전히 왜소화 시켜버렸다. 갈 곳이라곤 바른정당 밖에 없게 돼버린 것”이라며 “바른정당은 새누리당 시즌 투다. 정치교체한다고 하고는 정권교체 프레임에 들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본인이 정말 돈이 없어 정당을 선택하더라도 국민의당에 들어가는 게 고수익을 얻는 거다. 일단 안철수를 꺾어서 안철수의 표까지 같이 들고 그야말로 정치교체를 하는 건데, 지금 바른정당으로 가서 뭘 얻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정 전 의원은 “나 같으면 그랬을(국민의당으로 갔을) 거다. 그런데 이미 박지원 대표도 문들 닫아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구정이 지나도 지지율이 답보상태로 가면 승산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재차 의문을 표하며 “굉장한 무게감 있는 후보로 입국을 했는데 날이 갈수록 지지율은 올라가기는커녕 내려가 버리면 그거는 ‘제2의 고건’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약 30분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를 방문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의 활동 및 성과 등을 설명하는 한편, 대선 출마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조언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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