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광 교수 “박근혜 정부는 포퓰리즘적인 극우…그들에겐 보수도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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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1일 1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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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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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평가 이택광 경희대학교 교수가 “박근혜 정부는 포퓰리즘적인 극우”라고 비판했다.

이택광 교수는 지난 10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와 이 정부를 호위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잘 보여주는 증거가 적군리스트다. 쉽게 말하면 보수도 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당 성향 문화예술계 인사라면 뻔하다. 예총이라든가, 일반적으로 어용 문화예술인이라고 불러왔던 그 사람들조차도 박 대통령과 관련해서 적대적인 발언을 하면 찍어서 적군리스트를 만들었다. 적군이라는 것은 아군 속에 있는 적군. X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군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이 정부는 진보라고 해서 딱히 적대적이었던 것도 아니고 보수라고 해서 딱히 친화적인 것도 아니다”라며 “무조건 내 편만이 최고고 내 편이야말로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적을 박멸해야 된다고 본다는 점에서 근본주의자들의 특징”이라며 “블랙리스트까지만 하더라도 ‘이데올로기를 이용했구나’, ‘이 사람들이 보수의 지지를 등에 업었기 때문에 입맛을 맞추려고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적군리스트를 보는 순간 이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확신범들이다. 말 그대로 정예부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정부가 '극우정부'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 정부가 극우 정부라고 생각한다”라며 “극우라는 것은 민주주의적인 어떤 의식에 대해서 굉장히 적대적인 사람이다. 진보보다 더 진보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 히틀러, 나치즘 같은 것들을 보면 좌파보다 훨씬 더 급진적이고 과격한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포뮬리즘적인 극우다. 트럼프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프랑스 극우들의 양상처럼 (극우세력이) 과거처럼 무조건 적을 만들어서 테러를 하고 이런 게 아니라 자기들 나름대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선거를 통해 집권하려 한다”며 “복지제도를 파시즘적으로 구현하면 굉장히 효율적으로 보이므로 그런 식의 방식으로 인기를 얻는다”고 부연했다.

이어 “히틀러도 형식적으로는 선거를 통해 뽑혔고 중간 계급과 노동자 계급이 일부 지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며 “박근혜 정부도 그렇게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9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화예술계 진보성향 인사들을 배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와 별도로 여당 성향의 문화계 인사 및 단체 중 박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들을 따로 관리한 ‘적군 리스트’도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건 작성의 실무를 맡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진범 동아닷컴 수습기자 euro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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