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가습기살균제’ 없게… 피해 최대 3배 배상

박민우기자 입력 2017-01-06 03:00수정 2017-01-0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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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처 신년 업무보고]‘징벌적 손해배상제’ 연내 도입 추진
 앞으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소비자의 생명 등에 중대한 피해가 나타날 경우 법원이 산정한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피해자가 최소한의 사실관계만 입증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의 입증 책임도 완화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공개한 2017년 업무계획에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막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올해 안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배상책임을 가해자에게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도급법, 대리점법 등에는 이미 도입돼 대리점, 하청업체 등이 본사, 원청업체 등을 상대로 관련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가 안전을 위협하는 제품에 대해 해당 회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제기할 법적 근거는 없었다.

 공정위는 제조업자가 고의적으로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피해를 끼쳤을 때 최대 3배까지 배상책임을 부과하도록 제조물책임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는 민법상 실손해배상 원칙에 따라 법원이 인과관계에 따른 손해로 인정한 금액만 배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면 △가해자의 악의성 △피해의 심각성 등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돼 법원이 산정한 손해액보다 더 큰 금액을 회사 측이 물어내게 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18세기 미국, 영국 등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5월 석면이 들어간 존슨앤드존슨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하다가 난소암에 걸린 60대 여성이 존슨앤드존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5500만 달러(약 660억 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사법부가 실제 손해액(500만 달러)의 10배에 이르는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추가로 부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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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세창의 김현 대표변호사는 “배상액이 높아지면 기업의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불법행위를 사전에 억제할 수 있고 피해자는 합의가 보다 수월해져 소비자 권익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피해자가 제품 결함은 물론이고 결함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까지 직접 입증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상적으로 제품을 쓰다가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 등만 입증하면 회사 과실로 인정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전속고발권’의 행사 방식도 개선할 방침이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의 기소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의무고발요청제 대상 기관(감사원, 조달청, 중소기업청) 수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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