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당명도 못 정하고 창당발기인대회 연 개혁보수신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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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어제 국회에서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어 정병국 의원을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출하고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선언했다. 보수신당은 창당발기취지문에서 “그동안 우리는 헌법이 규정한 국민주권과 민주공화국의 원칙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보수신당은 안보는 정통 보수를, 경제와 사회는 개혁 보수를 지향한다. 따뜻한 복지 체계와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강조해 보수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지역과 계파, 이념에 기대는 기존 정당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고 한다. 이날 공개한 정강정책(안)에 재벌 개혁과 권력형 부패 근절,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 개혁을 담은 것도 새누리당과는 차별하겠다는 뜻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패권주의를 반대한다는 대의를 내세워 새누리당을 탈당한 보수신당이 정강정책으로 내놓은 개혁 메뉴는 여러 가지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는 여전히 선명하지가 않다. 이러니 신당을 출범시켰음에도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 핵심 의원들에 대한 과감한 인적 청산을 주도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개혁보수신당이 아니라 새누리당에 쏠리는 형국이다. 인 위원장의 새누리당 쇄신 작업이 결실을 맺는다면 친박들이 당을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당한 비박(비박근혜)의 논리가 궁색해질 수 있다.

 보수신당은 창당발기인대회를 연 5일까지도 당명을 확정하지 못했다. 창당발기인대회 때까지도 당명을 정하지 못한 사례를 과거엔 찾아보기 어렵다. 이름도 없이 조직부터 출범하는 모양새가 어색하다. 새누리당 개혁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당초 기대한 의원들의 추가 탈당 기미도 안 보인다. 정강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노출되고 의사결정에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드러낸 것도 불안하다. 이러니 귀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에 당의 명운(命運)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창당발기인대회#개혁보수신당#최순실#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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