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전두환, 세상에 대해 발언할 자격 없어…흉악한 정치흔적 많이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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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3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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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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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본명 고은태) 시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그 사람은 세상에 대해 뭘 발언할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고은 시인은 3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전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다음 번에는 경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오히려 입을 다물고 세상에 참여할 일이 많다"며 "본인이야말로 우리에게 얼마나 흉악한 정치적 흔적을 남겼느냐"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채널A 기자와 만나 "(차기 대통령이)경제를 잘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그동안은 남북 관계가 심각해서 안보 위주로 생각했는데 경제가 잘 돼야 무기도 사고, 폭탄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명단에 포함된 고은 시인은 "(블랙리스트는)나뿐이 아니라 누구나 다 아주 한심한 일로 보고 있다"며 "이건 공공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나라나 문화를 사유화하려고 하는 자기들만의 권익을 위해서 모든 문화를 억압하고 소외시키고 이러는 아주 나쁜 문화정책의 추악한 모습을 우리가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기 대선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는 시궁창 속에서 위대한 꽃을 피웠다. 이 꽃은 이제 열매를 맺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 열매가 바로 탄핵 국면을 잘 헤쳐나가 사악한 것을 다 청산하고 여기에 새로운 시대는 여는 정치 행위가 있다. 이것이 바로 대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선에서 정말 좋은 열매를 맺어야 할 텐데, 이 커다란 난제를 안고 있는 해가 2017년이다. 참으로 무겁다"고 덧붙였다.

고은 시인은 방송 중 청취자가 보내준 "박근혜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세상에 민낯을 보여주셔서"라는 문자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씁쓸함을 내비쳤다.

고은 시인은 "그 문자가 참 타당하다. 정말 추악한 모습을 매일 실시간으로 본다"며 "이렇게 낱낱이 다 드러나는 동안에 현 대통령이라고 하는 사람은 빨리 스스로 뉘우치고 자기 자신이 퇴진을 해주면 그나마 국민의 부분적인 연민이라도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연민의 여지까지 없애버리는, 끝까지 집권욕을 보여주고 있는 추태가 참 슬프다"고 말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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