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블랙리스트 본적도 없어”… 野 “국민 모욕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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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위 나온 문화-교육부장관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앞줄 왼쪽)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교문위 나온 문화-교육부장관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앞줄 왼쪽)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문화예술계에 대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에 연루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검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앞서 국정감사 등에서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해 왔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6일 문체부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서자 특검 수사를 의식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다만 조 장관은 이날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적도,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국회에서 여러 차례 답변드렸다. 지금 언론에서 여러 종류의 리스트가 언급돼 있고 부서 내에선 이 일을 전체적으로 알고 있는 직원이 없다”며 “9400여 명의 명단이 유일하게 구체적으로 언론에서 제기된 리스트인데, 그 리스트에 (정부가 지원한) 600여 건의 예외가 있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이날 “특검이 전직도 아닌 현직 장관을 압수수색했다”며 “계속 (모른다고) 같은 답변을 반복하는 건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조 장관은 “언론에서 언급되는 리스트가 워낙 여러 종류라 특정하기 어렵고 부처 내에 전체를 알고 있는 직원이 없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으로 특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의 사표 제출 경위도 캐물었다. 조 장관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한 인터뷰 내용을 일부 의원이 거론하자 “유 전 장관의 인터뷰는 내가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한 게 아니라 내가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나) 둘 간의 문제라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이날 개혁보수신당(가칭) 이혜훈 의원이 한 라디오에서 “재벌 부인들에게 최순실 씨를 소개한 사람이 조 장관이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조 장관은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하고, 한 번도 얘기해 본 적도 없다. 천 번 만 번을 물어봐도 대답은 같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또 이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며 “제보자가 누군지 구체적으로 밝혔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조 장관은 4·13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갑 당 경선에서 이 의원에게 패한 악연도 있다.

 이날 교문위에서는 교육부 박성민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이 22일 새누리당 교문위원 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했던 발언도 논란이 됐다. 박 부단장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중고교생을 두고 “아이들이 (집회에) 우르르 가서 막 얘기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0여 년 전부터 검정 교과서를 쓴 사람들은 민족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와 같은 역사단체 출신이며 이들이 검정 교과서를 돌려막기로 쓰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보다 심한 발언”이라며 교육부에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박 부단장은 “전체 맥락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한상준 기자
#조윤선#블랙리스트#교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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