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로 주춤했던 성금… 4대그룹 “작년수준 집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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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최순실 사태’ 여파 속에 미뤄졌던 연말 성금을 정상 집행하기 시작했다.

 19일 LG그룹이 시작을 알렸다. LG그룹은 이날 성금 12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지난해 이웃사랑 성금과 같은 규모다. 삼성그룹도 20일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500억 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순실 사태 이후 “외부의 기부 요청에 대해 투명하게 집행하되 사회공헌 액수를 줄여선 안 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도 조만간 지난해와 같은 250억 원과 120억 원 수준의 성금을 각각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3년 동안 4대 그룹은 매년 같은 액수를 내왔다. 성금 집행 시기도 대개 일주일 이내로 비슷했다. 2014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세월호 성금’도 삼성 150억 원, 현대차 100억 원, SK 80억 원, LG 70억 원 등으로 비슷한 비율이었다.

 다만 이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도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삼성 204억 원, 현대차 128억 원, SK 111억 원, LG 78억 원)과는 비율이 조금씩 다르다. 삼성은 연말 성금이 2.5배 수준으로 더 많고 현대차와 LG도 1.5∼2배 수준이다. SK그룹은 성금과 출연금 간 큰 차이가 없다. SK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에서 찾아와서 80억 원을 더 내라고 요구했지만 거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주도하는 출연금은 매출액 기준 분담 비율이 삼성이 2이면 현대차가 1.2, SK가 1, LG가 0.8로 정해져 있다”며 “이와 달리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도하는 연말성금이나 재난 구호성금 등은 4대 그룹이 각자 자산 순위를 따르되 자발적으로 조금씩 더하거나 뺀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최순실 사태 여파로 기업들의 연말 성금 집행이 늦어지면서 서울 광화문광장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올해 목표액 3588억 원의 1%가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방식이다. 이날 LG의 기탁으로 3.3도 상승해 올해 처음 20도를 넘은 데 이어 삼성그룹이 500억 원을 내면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성금 모금 캠페인이 11월 21일에 시작됐는데 예년보다 기부 시점이 늦어졌다”며 “연내에 주요 기업들이 기부를 해주면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이샘물 기자
#최순실#성금#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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