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한 미국인의 실제 한반도 탈출 훈련, 유사시 대비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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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사시 미국이 한국 내 자국 민간인들을 일본의 미군기지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3일까지 나흘간 실시했다. 비전투요원 대피훈련은 매년 하지만 실제로 주한미군 가족 수십 명이 미군 수송기를 타고 한반도 밖으로 대피한 것은 2009년 5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국방부는 “1996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돼 왔다”고 했으나, 미국에서 대북(對北) 선제 타격론이 공공연히 제기된 가운데 민간인 소개(疏開) 훈련이 실제처럼 이례적으로 진행돼 무슨 까닭인지 궁금증이 크다.

 1994년 6월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미국은 극비리에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준비하며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영변 핵시설 가동, 폐연료봉 추출에 나서자 미국은 6월 16일을 북폭(北爆) 디데이로 잡고 주한 미국인 소개 방침을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대사를 통해 청와대에 통보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전면전 발발을 우려하며 영변 폭격에 강력히 반대했다.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이 방북해 김일성을 만나고 이후 북-미 당국자들의 접촉 끝에 1994년 10월 북핵 시설 동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약속한 제네바 합의가 나왔지만 핵개발에 박차를 가한 북은 지금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반도에선 한국 미국 영국 공군이 사상 처음으로 ‘가상의 적’ 지휘부를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벌이고 있다. 마이클 로저스 미 국가안보국(NSA) 국장이 극비리에 방한해 국방부,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보도도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려는 미국의 중요한 협력자였지만 최순실 스캔들로 권한이 축소될 수 있다”며 “승자는 북한과 중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동북아 정세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피훈련#가상의 적#최순실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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