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독도 찾은 의원들 日은 재발방지 요구 억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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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 10명 ‘독도 협치’
나경원 “조용한 외교, 정답 아니다”… 의원들 “경비대 숙소 개선 예산지원”
日 “매우 유감”… 주일공사 불러 항의


71주년 광복절인 15일 경북 울릉군 독도. 우리 국토의 동쪽 맨 끝에 있는 18만7554m² 규모의 작은 섬은 입도한 국민들이 손에 쥔 태극기로 뒤덮였다. 이날 독도를 전격 방문한 국회 독도방문단의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독도를 실제로 밟아보니 그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말만 해왔지, 이 땅에 진정한 애정을 보내줬는지 돌아보게 되더라”고 소회를 밝혔다.

나 의원을 단장으로 한 독도방문단에는 새누리당 박명재 강효상 김성태 성일종 윤종필 이종명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황희 의원,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 등 10명이 여야를 넘어 함께했다. 현직 국회의원의 독도행은 2013년 8월 14일 이후 3년 만이다.

일본 정부는 ‘2016 방위백서’에서도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실었다. 나 의원은 “우리가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만들 필요는 없지만 ‘조용한 외교’를 한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백조 외교’를 강조했다. 물 위에서는 우아하지만 발은 쉴 틈 없이 분주한 백조처럼 일상적으로 독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황 의원도 “독도는 완전한 광복의 바로미터(기준)가 되는 곳”이라며 “광복절에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독도에서 공식 행사를 열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독도경비대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방 2개에 20명씩 생활하는 숙소는 담수화 및 발전 시설이 낡아 때론 씻기도 어렵다고 한다. 성 의원은 “한 경비대원이 ‘지금까지 누구도 숙소까지 오진 않았다’고 말해 놀랐다”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퍼포먼스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들을 지원할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인 장 의원은 “내년도 예산 심사 때 경비대 숙소와 독도 제반시설 등을 개선할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10명으로 구성된 ‘국회 독도방문단’이 광복절인 15일 
독도를 방문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들이 독도를 찾은 건 2013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독도=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10명으로 구성된 ‘국회 독도방문단’이 광복절인 15일 독도를 방문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들이 독도를 찾은 건 2013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독도=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여야 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차 강하게 항의했으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날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희섭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했다. 이에 이 공사는 “독도는 한국 고유의 영토”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성은 또 “주한 일본대사관의 스즈키 히데오(鈴木秀生) 임시 대리대사도 한국 외교부 정병원 동북아시아국장에게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홍수영 gaea@donga.com·송찬욱 기자 /도쿄=장원재 특파원
#독도#경비대#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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