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파전 與 대표 후보, ‘개혁보수 정당’ 만들 리더십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30일 00시 00분


코멘트
새누리당이 어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9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당 대표를 뽑는 선거는 친박(친박근혜)의 이주영 한선교 이정현 의원, 비박(비박근혜)의 정병국 주호영 의원이 겨루는 5파전으로 치러진다. 당 대표 후보 출마를 선언했던 김용태 의원은 정 의원과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해 물러났다. 주 의원도 비박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편이어서 ‘단일 비박 후보’ 대 ‘다수 친박 후보’의 계파 투표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제 채널A가 주관한 1차 당 대표 TV토론회에서 이주영 후보는 “결국 계파 이익의 1차 단일 후보가 된 정 후보가 혁신의 적임자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비박 패권주의’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주영 후보에 대해 “출마 선언문에서는 ‘책임 있는 인사들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하게 나오다가 그 이후 (친박 공천 전횡 관련) 녹음파일 문제에 대해선 ‘넘어가자’고 하니 친박계의 지원을 기대하고 저러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는 등 계파 공방이 벌어졌다.

5명의 후보는 새누리당을 혁신해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고 공언했지만 혁신의 구체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이정현), 국민을 하늘같이 모시겠다(이주영), 공천 희생자인 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혁신이다(주호영), 오로지 똑바로 하겠다(한선교), 국민 모두가 행복한 수평시대를 열겠다(정병국) 등 구호성 주장을 강조했을 뿐이다.

이정현 후보를 제외한 4명이 최근 언론 설문조사에서 ‘당이 지향해야 할 노선’에 대해 ‘개혁보수’라고 답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금수저와 헬조선으로 대표되는 양극화 시대에 ‘수구보수’ 이미지로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누구든 대표가 되는 순간부터 대통령이나 특정 대선 주자의 입김에서 벗어나 ‘특권 내려놓기’와 양극화 해소 등 혁신에 앞장서지 않는 한 ‘개혁보수’는 수사(修辭)에 그치고 말 것이다.
#새누리당#차기 지도부#8·9전당대회#친박#비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