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방 “레이더 앞에 서서 전자파 무해 직접 시험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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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성주 배치 확정]
성주 주민들 국방부 찾아가 항의… “설명회도 없이 인구 적다고 무시”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성주군에 ‘사드’라는 선물을 안겨 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퇴하라! 우리를 개돼지 취급하지 말라. 죽어도 사드 배치 수용할 수 없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가 경북 성주군으로 결정된 13일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민 230여 명이 상경해 국방부를 항의 방문했다. 주민들은 ‘사드 결사반대’라고 쓰인 빨간 머리띠와 어깨띠를 두르고 “한민구를 처단하라”, “국방부를 폐지하라”며 한껏 거세게 반발했다. 이재복 사드 성주 배치 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 대책위원장(75)은 “성주군민에게 준 선물에 대한 답례”라며 군수 등 12명이 함께 쓴 혈서와 군민 2만5000여 명의 사드 반대 서명서를 국방부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국방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범군민궐기대회에 참석한 성주군민들은 “공청회나 설명회 한 번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정부 발표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석현철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 간사(43)는 “지방자치를 완전히 무시하는 중앙정부의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사드 배치 결정 과정 및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며 ‘성주’를 ‘상주’라고 여러 번 잘못 말하자 군민들은 “저런 것도 차관이라고”, “상주로 가버려라”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대부분 안전하다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 주민은 “사드 발표 후 땅값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마치고 오후 9시 10분경 국방부로 돌아와 성주군민들의 질문에 차분하게 답했다. 한 장관은 “미리 말씀드리고 이해를 구하지 못한 점은 거듭 사과드린다. 전략적 상황을 고려해 다섯 개의 후보 지역 가운데 고른 곳이 성주일 뿐 다른 지역의 반발 때문에 결정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가 배치되면 들어가서 제일 먼저 레이더 앞에 서서 전자파가 위험이 있는지 제 몸으로 직접 시험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영 jjy2011@donga.com / 성주=장영훈 기자
박윤균 인턴기자 서울대 사회교육과 졸업
#한민구#사드#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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