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보훈처장이 대통령에 항명…보수의 영웅되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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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17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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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가 올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박승춘 보훈처장의 항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가 합의한 사항이다. (대통령이) 국론 분열이 없는 방안을 한 번 보훈처에서 찾아보도록 지시하겠다고 말씀하셨으니 보훈처가 할 일은 제창을 하게 하되 그거에 대해서 반발하는 보수층을 잘 다독거려라 이런 뜻으로 해석했다”면서 “대통령의 지시를 보훈처장이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관급 공직자가 대통령과 청와대의 지시, 더군다나 여야 원내대표가 다 모여서 직접 듣고 본 그런 지시를 공개적으로 거부할 수가 있느냐”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처음부터 제창 불허로 마음을 정했던 것은 아닌가’란 사회자의 질문에 “한 나라의 대통령이 여야 3당 원내대표 앞에서 그렇게 하시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보훈처장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지 않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의 영웅이 되고 싶은가보다”라면서 “대통령의 지시도 안 받고 혼자 영웅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 공직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겠나? 내일까지 지켜보되 내일 행사장에서 그게 안 되면 20대 국회에서 해임촉구결의안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보훈처의 결정 내용을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먼저 말한데 대해서도 “어떻게 그걸 제3당한테만 통보해 주고 언론에 이슈가 되니까 그때서야 저한테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이만저만해서 이렇게 됐다고 할 수 있나. 그것도 납득이 안 가는 일이다”라고 발끈했다.

제창을 하면 보수단체의 반발이 거셀 것이란 보훈처의 해명에 대해서는 “추모노래는 추모대상이 듣고 싶은 노래를 불러드리는 것”이라면서 “5·18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추모곡을 부르지 못하게 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북한인가”라고 비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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