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전 김일성 따라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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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직위 부활 계승… 北 당대회 폐막
김정은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싸우자”
박봉주-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에… 朴대통령 “핵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신설된 ‘당 최고 수위’ 직책인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하고 당 정치국 위원 선거를 실시하는 등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한 뒤 36년 만의 당 대회를 마쳤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7차 당 대회 나흘째인 9일 폐막식 연설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노동당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할 것을 엄중히 제의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또 “노동당 규약과 당 최고지도기관 세칙에 따라 김정은이 당 중앙위 위원,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됐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은 1949년 북조선노동당과 남조선노동당이 합당해 창당한 노동당의 위원장을 맡았다. 67년 만에 부활시킨 자리를 맡으면서 김일성 시절에 당을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하던 방식을 따라 사회주의 1인 독재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또 의사결정 핵심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김정은과 함께 김영남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기존 3명 외에 박봉주 총리와 최룡해 당비서가 추가됐다. 또 정무국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으로 김정은의 당 장악력을 높였다.

북한은 앞서 당 대회 사흘째인 8일에는 “핵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핵무기의 소형화, 다종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고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 우리 조국을 ‘동방의 핵 대국’으로 빛내어 갈 것”이라고 주장해 핵 개발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김정은은 폐회사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위업 완성과 세계의 자주화를 위해 힘차게 싸우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자비르 무바라크 알사바 쿠웨이트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당 대회에서도 핵보유국을 주장하면서 핵무기 고도화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 옵션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 대회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황인찬 기자
#김정은#김일성#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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