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연합훈련 중단땐 핵실험 중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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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 시험발사]이수용 외무상, AP통신 인터뷰… “北은 이란-쿠바와는 상황 달라”

파리 기후변화협약 서명식 참석차 미국 유엔을 방문한 이수용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AP통신 인터뷰에서 “(한반도에서) 연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한도 핵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가 서방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인터뷰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을 한 지 몇 시간 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진행됐다. 이 외무상은 “그런 발사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야기한 긴장 국면의 연속 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 군사훈련이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는데 왜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외무상의 주장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한미 연합 군사연습은 연례적·방어적인 성격이고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인 만큼 연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도 ‘두 사안의 연계 불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이 외무상은 “북한 같은 작은 나라는 미국과 전 세계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며 “(미국 같은)강대국이 ‘진정하라’고 하면 그것은 (북한엔)‘죽음(멸망)을 받아들여야 한다’거나 ‘주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쿠바 및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하지만 북-미 관계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북-미)가 대결의 길을 계속 걷는다면 (미국과 북한)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재앙적인 결말이 올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고 이를 표현하는 차원에서 군사연습, 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 도발에 대한 긴급 제재 조치로 유엔 본부를 방문 중인 이 외무상의 이동 반경을 ‘유엔 활동에 필요한 장소’로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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