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경선 과열땐 또 역풍… 후보군 “출마 고심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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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이후]
4선이상 8명중 6명 즉답 피해

4·13총선 참패로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의 다음 달 3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당 쇄신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원내대표가 아노미(혼란) 상태에 빠진 당 지도부를 이끌어갈 ‘첫 얼굴’이어서다. 원내대표 후보에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의원들은 내심 욕심을 내면서도 고민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성난 민심을 달래야 하고, 제2당으로 전락한 20대 국회에서 두 야당과의 협치(協治)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22일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 4선 이상 당선자 8명과 전화 인터뷰한 결과 6명은 고심 중이었고 2명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출마를 고심 중인 6명 중 4선에 성공한 나경원 유기준 정진석 홍문종 당선자(가나다순)는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출마 후보군 대부분은 경선이 과열될 경우 자칫 “당 내홍 속에 감투에만 연연한다”는 비판 여론이 나올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나 당선자는 이날 “지금은 출마 의사를 밝힐 때가 아니라 민심을 읽어야 할 때”라며 “주말까지 고심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유 당선자도 “위기에 빠진 당을 쇄신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 당선자는 “총선 결과에 대한 반성과 자성이 우선”이라면서도 불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홍 당선자는 “당의 새로운 출발과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5선의 심재철 의원은 “국회 부의장직도 검토 중”이라며 선회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군현 의원도 “(원내대표 대신) 국회 부의장직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반면 김정훈 의원은 “지금 내 거취를 밝힐 때가 아닌 것 같다”고 했고 한선교 의원은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25일로 예정된 4선 이상 중진 의원 모임이 새 원내대표 후보군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 때문에 후보군 모두 정책위의장 후보로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나 반대 계파 인물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정책위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영남권의 한 3선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4선 수도권 의원들로부터 모두 전화를 받았다”며 “상임위원장직과 정책위의장 출마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원내대표 출마를 염두에 둔 일부 후보는 4·13총선 다음 날부터 주변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거나 식사 약속을 잡으며 사실상 ‘선거운동’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지역 당선자 오찬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총선에서 드러난 서울 민심에 대해 논의한 자리였지만 다른 뜻도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이러다 쇄신은 못한 채 집안싸움만 일어날까 걱정”이라며 “원내대표 경선 전에 후보군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새누리당#원내대표#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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