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엔 15%P이상 이겼는데”… 野, 안심할 곳 없는 수도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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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2/수도권 혼전]

‘2012년 19대 총선 때의 압승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자기 경고의 메시지다. 19대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 2위와의 득표율 격차를 15%포인트 이상 내며 대승한 지역들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는 곳이 많다. 이른바 수도권 야당 텃밭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접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 일여다야+‘후보 피로도’
정치1번지 종로 여야 유세전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서울 종로구 동묘역 인근에서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나란히 서서 피켓을 든 채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정치1번지 종로 여야 유세전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서울 종로구 동묘역 인근에서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나란히 서서 피켓을 든 채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9대 총선에서 더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을 포함해 야권이 차지한 수도권 68석(당시 전체 112석) 중 15%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로 낙승한 지역은 서울 5곳, 인천 1곳, 경기 7곳으로 모두 13곳이다. 이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가 실시된 지역 6곳에서 경기 화성을을 제외한 5곳이 오차범위 내 접전이거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총선 때 26.9%포인트로 야권이 수도권 최다 득표율 차 승리를 했던 서울 구로을에서 더민주당 박영선 후보(3선)와 새누리당 강요식 후보의 격차가 한 자릿수(7.5%포인트·3월 31일 조선일보)로 좁혀졌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당 후보가 가져간 9.8%를 더해도 격차는 17.3%포인트다. 지난 총선 때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서울 광진을도 비슷하다. 더민주당 4선 의원인 추미애 후보는 직전 총선에서 16.2%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러나 이날 같은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에게 0.2%포인트 앞서는 걸로 나왔다. 국민의당 후보가 가져간 8.6%를 감안해도 8%포인트 가까이 격차가 줄어든 셈이다.

서울 노원병은 19대 때 야권연대 결과로 당시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가 17.6%포인트 차로 낙승했다. 2013년 4·24보궐선거 때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현 국민의당)가 27.7%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SBS 조사에서 국민의당 안 후보와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의 격차는 5.3%포인트였다. 더민주당과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17.1%포인트를 감안해도 4·24보선 때 득표율 차에 미치지 못한다. 역시 19대 때와 후보가 바뀌긴 했지만 경기 수원정도 마찬가지다. 더민주당 현역 의원인 박광온 후보와 새누리당 박수영 후보의 격차(3월 13일 경기일보)는 2.4%포인트. 19대 때 더민주당 김진표 후보의 22.1%포인트와는 큰 차이다.

이런 결과는 우선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더해도 19대 총선 때 득표율에 못 미치는 지역은 다른 요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다선 의원에 대한 지역 유권자의 피로도가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윤 실장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더딘 상황에서 ‘박근혜 심판론’도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초접전 양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86그룹도 ‘백병전’


더민주당 현역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운동권)도 상당수가 고전하고 있다.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이인영(서울 구로갑) 등 10여 명의 현역 86그룹 후보 중 절반 이상이 접전을 치르고 있다는 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다.

우 후보는 다섯 번째 맞붙는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고 있는 여론조사(3월 23일 연합뉴스·KBS)가 나왔다. 이인영 후보도 3월 28일 한국일보 조사에서 새누리당 김승제 후보를 0.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의 당 경선에서 패배하고 구로갑으로 방향을 튼 국민의당 김철근 후보의 표 잠식도 부담이다. 경기 성남 중원에 나선 은수미 후보는 같은 조사에서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뒤졌다. 서울 강서을 진성준 후보는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매일 108배(拜)’를 31일부터 시작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4·13총선#더민주당#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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