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 “개성공단 달러 핵개발 전용, 학자 양심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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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18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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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이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이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8일 개성공단에 지급된 달러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북한 당국으로 넘어간 개성공단 자금이 핵무기 개발에 사용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 아니냐’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개성공단 임금으로 지급한 달러의 70%가 당 서기실, 39호실로 상납되고 있다”며 “그 돈은 다른 외화와 마찬가지로 핵과 미사일, 치적사업 등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 된다”고 말했다.

‘말 바꾸기를 인정하라’는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말 바꾼 적은 없고 표현에 대해 오해 있어 설명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학자적 양심을 걸고 국민을 기만한 적은 없다. 다만,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도 말씀드린 것이다. 진의는 그런 것이고 설명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에 대해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위를 위한 조치였고, 북한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제재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치”라며 “북한에 악용되는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을 차단하고, 우리나라의 주도적 의지를 밝힘으로써 국제사회 제재를 이끌어 내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4일 개성공단에 지급된 달러 중 70%가 핵·미사일 개발 등에 쓰였다며 “관련 ‘자료’를 정부가 갖고 있다”고 말했던 홍 장관은 15일 국회에서 “‘증거자료’는 없고 ‘우려’만 있다”고 뒤집었다. 홍 장관은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오해와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이러한 홍 장관의 말 바꾸기는 ‘정부가 핵·미사일에 전용된 걸 알고서도 개성공단을 운영했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이라는 야당의 지적에 부담을 느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015년 유엔 안보리 보고서에서 개성공단 자금의 핵·미사일 개발 전용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 개성공단을 통하여 흘러간 달러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라는 표현을 피하면서 홍 장관의 발언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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