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세안차원 대북제재 요청 예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남북 强대强 대치]美-아세안 회의서 對中 압박 강화

中 장예쑤이 부부장

“사드, 신중히 행동을”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장 부부장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中 장예쑤이 부부장 “사드, 신중히 행동을”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장 부부장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막한 미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거침없는 대북 제재와 대중(對中) 압박에 나섰다.

대북 제재는 당초 이번 회의의 공식 안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과 이달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북한의 도발로 가장 중요한 의제로 부상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도발은 아시아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개막 인사말에서 “아시아 역내에서 당면한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안보 공조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을 핵심 어젠다로 다루겠다고 공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에게도 대북 제재 동참과 아세안 차원의 ‘맞춤형 제재’를 당부할 계획이다. 특히 아세안 국가들과 북한의 교역량을 대폭 줄여 북한 경제에 타격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주변국들 간의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확대를 통해 중국의 굴기를 견제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미국이 아세안 국가들을 상대로 세를 규합하는 것에 맞서 중국은 미 항공모함을 위협하는 ‘항모 킬러’ 미사일을 동원한 군사훈련 장면을 공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1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로켓군 부대는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에 ‘항모 킬러’ 둥펑(東風)-21D 미사일 등으로 모형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훈련을 실시했으며 이를 관영 중국중앙(CC)TV가 최근 방영했다. CCTV 방송 화면을 분석한 영국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디펜스위클리는 이날 “둥펑-21D의 신형 탄두가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군이 전략 핵 미사일 부대인 로켓군의 훈련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남중국해 갈등에 개입하려는 미국을 견제하고, 더 나아가 한미 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배치 움직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6일 사설에서 “끝내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도 동북 지역에 강력한 군사력 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사드가 배치되면) 한국의 본토는 미중 간 군사적 배치 경쟁이 펼쳐지는 매우 민감한 지역이 될 것이고, 한국은 국가적 독립성을 더 잃게 돼 대국의 게임에서 바둑돌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다른 사설에서 미-아세안 정상회의를 겨냥해 “아세안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을 수는 있지만 남중국해의 물을 캘리포니아 주로 옮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런 가운데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뤄진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의 한중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관련 측이 신중하게 행동하기 바란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조숭호 기자
#남북#북한#미국#오바마#사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