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교화소 탈출하다 잡히면 오래 살아도 한달” 탈북민 증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2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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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북한 함경북도 전거리 12호 교화소(한국의 교도소). 탈출을 시도했다가 함경북도 청진에서 붙잡혀온 한 남성은 가슴에 ‘도망자’라고 쓴 옷을 입은 채 어깨에 돌이 가득 찬 인분통을 드는 벌을 받았다. 교화소 관계자는 수감자들을 모아 놓고 “이 XX는 여기서 죽는다”고 통보했다. 탈북민 A 씨는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 조사원에게 “그 사람이 8일 만에 죽었다”며 “도망자들을 따로 벌주는 반이 있었는데 제일 오래 산 사람이 한 달 정도”라고 증언했다.

다른 탈북민의 증언에 따르면 전거리 12호 교화소에서는 2010년 3월경 50대 여성 박모 씨가 토마토를 따서 먹었다는 이유로 담당 보안원으로부터 구둣발로 “악착스럽데 맞은 뒤” 다음날 사망했다.

통일부의 위탁을 받아 북한 인권 침해 실태를 조사해온 북한인권정보센터는 28일 북한의 구금 시설인 교화소에서 일어난 인권 침해 실태를 조사한 ‘북한 구금시설 총서 Ⅰ: 교화소’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평안남도 개천 1호 교화소, 평양 강동 4호 교화소, 함경남도 함흥 9호 교화소, 평안남도 증산 11호 교화소, 함경북도 전거리 12호 교화소, 함경남도 오로 22호 교화소 6곳에 수감된 탈북민 296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냈다.

센터 측은 “북한 교화소에서 영아 살해, 강제 낙태, 성폭행, 고문과 폭행, 공개 처형 등이 자행되고 있다”며 “북한은 정치범수용소와 교화소, 국가안전보위부 등의 구류장 등이 존재하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라고 말했다. 센터 측은 “교화소에 수감되기 전 임신한 여성을 강제 낙태시킨다”며 “2000년대 중반 공개 처형이 중지됐다가 김정은 정권 들어 다시 집행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밝혔다. 교화소 6곳에는 각각 적게는 약 300명, 많게는 약 5000명이 수감됐다고 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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