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걸그룹’ 취재진 몰리자 밝은 표정 中관영매체 “北의 특수한 외교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2일 03시 00분


방중 ‘모란봉악단’ 12일 첫 해외공연
“일반인 왜 못 보나” 질문에… 北관계자 “중국쪽에 물어보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로 창설된 모란봉악단이 해외 첫 공연을 위해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뒤부터 중국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1시 반 베이징 민주(民族)호텔 1층 로비. 군복 차림의 악단 단원들이 호텔 로비 왼쪽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먼저 내려온 여성 단원들은 5분가량 로비에 서 있었으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취재진의 카메라에서 터지는 플래시와 쏟아지는 질문에 흐뭇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카키색 군복을 입은 이들은 예행연습을 위해 호텔 정문에 세워진 버스 두 대에 나눠 탔다. 이들은 버스에 타서도 취재진을 가리키며 밝은 표정을 보여줬다.

이들은 베이징의 예술문화의 전당인 국가대극원에 도착한 뒤 곧바로 예행연습에 들어갔다. 동작을 맞추며 여성미를 한껏 자랑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취재진과 현지인들은 이날 오전부터 모란봉악단 단원을 보기 위해 호텔 1층 로비로 모여들었다. 올 10월 이후 한때 해임설이 나돌았던 현송월 단장도 악단을 이끌고 이 호텔에 투숙했다. 그는 이동하는 도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조중 친선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뜨거운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짧게 말한 뒤 급히 지나갔다. 다른 여성 단원들은 점심시간에 호텔에서 식사를 주문하며 노출을 피했다.

한 북측 인사에게 “공연을 보고 싶은데 일반인들은 볼 수 없다”고 하자 “중국 문화부에 물어보라”고 대답했다. 중국은 이번 공연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당정군 인사 2000명으로 관람을 제한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이 모란봉악단을 중국에 보낸 것은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이 11일 말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모란봉악단 공연은 대형 외교활동으로 선의를 표현하는 특수한 방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4차 핵실험만 하지 않으면 중조 관계는 한발 더 나아질 여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모란봉악단#걸그룹#해외공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