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무너져…” 박원순,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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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쌓아놓은 전진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막혔다”며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노무현재단이 개최한 ‘10·4 남북정상선언 8주년 국제 심포지엄’ 행사에 토론자로 참석한 자리에서다.

원희룡 제주지사, 최문순 강원지사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북한의 교류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을 벌이던 박 시장은 남북 지자체 간 교류방안을 묻는 질문에 “훨씬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을 펼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제대로 된 정부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이후 지속된 5·24 조치 등 보수정권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불만과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의 날선 비판은 약 110분간의 토론 시간 내내 이어졌다. 그는 “두 민주정부(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성과가 지속됐다면 고속도로와 철로가 연결되고 북한에 적어도 일관제철소 하나가 들어섰을 것이다”라며 “민족 문제를 정파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두고 “전리품, 당파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며 날을 세웠다.

박 시장은 올 상반기 최대 난제였던 ‘메르스 사태’까지 언급하며 “경기, 충남 등 지방정부는 다 발 빠르게 잘 처리하는데 중앙정부에 가면 늦고 판단이 힘들게 되는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폈다. 중앙정부를 향해 가장 거센 비판을 쏟아낸 박 시장은 이날 행사에 참가한 광역단체장 3명 중 유일하게 토론 도중 청중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철호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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