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협조자와 술 교환 가장해 軍기밀 전달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9일 03시 00분


“기무사 소령, 중국판 카톡서 음어 써
2014년초 청량리 패스트푸드점서 만나”

軍검찰 ‘SD카드’ 건넸는지 조사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해군 S 소령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관련 기밀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군 검찰은 S 소령이 중국 협조자와 음어(陰語)를 사용해 접촉한 뒤 전통주(酒)를 교환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군 검찰은 이때 군 기밀 문건이 담긴 SD카드가 중국 측에 건네졌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군 검찰은 S 소령이 지난해 초 중국 연구원 A 씨(중국 정보기관 요원 추정)가 보낸 인사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근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S 소령과 A 씨는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을 통해 미리 서로 약속한 음어를 사용해 약속이 이뤄졌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이때 각자 준비한 중국 전통주와 한국 전통주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검찰은 S 소령이 후배 Y 대위를 통해 수집한 사드 관련 3급 기밀 문건을 담은 SD카드를 전통주와 함께 건넸는지 확인하고 있다.

S 소령은 “일부 주변국 동향정보가 담긴 내부 자료를 A 씨에게 넘긴 사실은 인정하지만 한국군 관련 정보는 제외했다”며 “사드 관련 자료는 SD카드에 저장해 갖고만 있었을 뿐 건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검찰은 S 소령이 사드 관련 문건은 원본을 촬영한 뒤 손으로 필사하고 사진으로 촬영해 새로 저장해 놓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 만큼 문건을 넘기지 않았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사드 관련 자료가 (중국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다만, 재외 국방 무관들이 국내로 보고한 주변국 동향 자료 중 일부는 중국 측 인사에게 넘어간 것으로 군 검찰은 보고 있다. 군 검찰은 10일경 S 소령을 기소하면서 그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동주 djc@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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