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 ‘연평해전’ 상영회…“잊어선 안될 일, 그동안 잊고 살아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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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석 신기남 등 여야 의원들
시민 200여명과 함께 관람
교전-희생 장면선 곳곳서 탄식-눈물
“추모-유족 돕기에 여야 하나돼야”

MB도 강남 영화관서 관람

25일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앞줄 오른쪽)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상영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 의원, 연평해전을 연출한 김학순 감독, 이 의원, 소설 ‘연평해전’의 저자 최순조 씨, 새누리당 주호영, 유승우 의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5일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앞줄 오른쪽)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상영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 의원, 연평해전을 연출한 김학순 감독, 이 의원, 소설 ‘연평해전’의 저자 최순조 씨, 새누리당 주호영, 유승우 의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오늘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을 잊고 살았던 우리가 우리 자신의 기억을 스스로 일깨우는 순간이다.”(새누리당 이병석 의원)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유족을 돕고 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

6·25전쟁이 발발한 지 65년이 되는 25일 두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02년 6월 29일 북한과의 교전 과정을 다룬 영화 ‘연평해전’ 상영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여섯 용사의 고귀한 희생이 우리에겐 자유를 남겼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디딤돌이 됐다”며 “그러나 그날의 뜨거운 진실은 월드컵 4강 신화 속에 소리 없이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신 의원은 “그동안 연평해전 희생자들에 대한 대접이 미흡했다”며 “2005년부터 연평해전 후원회를 조직해 추모의 밤 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주호영, 새정치연합 주승용 박완주 장병완 유성엽 백재현, 무소속 유승우 의원 등 국회 관계자와 일반 시민 200여 명이 함께했다. 당초 여야 원내대표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정국이 얼어붙은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 영화는 연평해전 당시 순직한 고 윤영하 소령과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크라우드펀딩(개인 단체 등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하며 6년여 만에 제작됐다. 크라우드펀딩 참여자 7000여 명 등 6만 명의 후원자가 참여했다고 한다. 김학순 감독은 이날 “6만여 명의 후원으로 영화가 완성된 것은 우리나라 영화산업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아무쪼록 이 영화가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여섯 전사자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하는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시간짜리 영화 도중 교전 장면에서 희생되는 장면이 나올 때는 곳곳에서 탄식이 쏟아졌다. 영결식 장면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관람객도 보였다. 공군 입대를 앞둔 아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박완주 의원은 “마음이 짠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시네시티에서 ‘연평해전’을 감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영화 관람 전 기자들과 만나 “나라를 지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는 것 이상의 애국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2년 월드컵 응원 사진 등이 담긴 ‘연평해전’의 영화 포스터를 바라보며 “당시 (연평해전의 희생자) 가족들이 얼마나 속상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 영화를 계기로 연평해전에서 희생된 이들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애국심이 가장 높은 가치로 평가되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집권 첫해인 2008년 직전 정부에서 ‘서해교전’으로 불렸던 명칭을 ‘제2연평해전’으로 바꿨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연평해전#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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