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한국어로 “비…빔…밥” 분위기 띄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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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인촌기념강좌]
“강남스타일 유행지나 말춤 안춰” 조크에 폭소

“(가수) 싸이, 케이팝, 비…빔…밥, 뽀…로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재단법인 인촌기념회, 고려대, 동아일보사가 고려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제24회 인촌기념강좌에서 어색한 발음이지만 또렷한 한국어로 이렇게 말하자 좌중에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케리 장관은 “한반도 안보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국과 미국이 함께 고민하는 이익과 함께 한국인과 미국인 사이에 (공유하는) 특별한 관계가 많다”고 한 뒤 “이런 것들이 포함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이어 “보좌진이 (강연에서) 싸이의 ‘강남 스타일’ (말)춤을 추면 어떻겠느냐고 했지만 내가 ‘아니다. 강남 스타일이 나온 건 2012년이니 한물갔다’고 했다”고 말하자 강연장에 유쾌한 함박웃음이 터졌다.

케리 장관은 “한국은 수년 전 글로벌 정보기술(IT)의 리더가 되기로 했고 그 선택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런 대학(고려대)에서 젊은이들에게 디지털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 등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에 힘입어 한국은 인터넷 기술의 성공 사례와 동일시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서울에 대해 “매우 아름다운 도시에 다시 와 기쁘다. 서울에 올 때마다 깊은 인상을 받는다. 시간이 더 있으면 좋겠다. 외교 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서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강연장 맨 앞자리에 참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해 “제 친구인 마크를 잠깐 소개하겠다”며 “최근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보여줬다. 외교관은 외교 최전선에서 위험을 안고 살지만, 마크는 일을 하려는 의지가 흔들린 적이 없다. 좋은 모범을 보여준 마크의 리더십에 감사한다”고 최근 피습 사건을 거론했다. 강연은 22분으로 예정됐지만 50분을 넘겼다.

이번 인촌기념강좌에는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이용훈 인촌기념회 이사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 등 각계각층의 인사와 고려대 학생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인촌기념관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케리 장관은 강좌 뒤 기념관 로비에서 고려대 학생 15명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인촌기념관 주변에는 청와대 경호실과 미국대사관 직원, 경찰 등 경호 인력이 촘촘히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강연을 듣기 위해 검색대를 통과하고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였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임보미 기자
#케리#인촌기념강좌#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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