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와병 닷새째… 靑 “순방피로 생각보다 심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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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복귀 시점 아직 판단 일러”… 어린이날 행사도 불참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의 와병이 길어지면서 건강 상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의 설명만 들으면 별다른 차도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일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은 현재 의료진의 관찰 아래 관저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며 “건강에 차도가 있는지 따로 밝힐 사항이 없다. 조속히 쾌차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건강이 여전히 호전되지 않고 있다는 뉘앙스였다.

민 대변인은 “위경련과 인두염이 그렇게 큰 질환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피로 누적의 정도가 처음 생각한 것보다 심해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평소 “신이 나에게 (하루) 48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일 욕심이 많다. 그럼에도 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지난달 27일 이후 닷새나 계속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청와대가 밝히면서 예상보다 더 건강 상태가 나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민 대변인은 “대통령의 업무 복귀 시점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향후 일정은 건강 회복 정도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예정된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 주재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또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리는 어린이 초청 행사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꼭 이번 순방 피로뿐 아니라 취임 이후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재임 기간 병치레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에서 2009년 12월 폐질환을 앓았던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기력이 떨어지고 식은땀이 났다”며 “아내에게도 발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적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1월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피로 누적 때문에 공식 만찬에 불참한 적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4월과 8월 두 차례 병원에 입원했다. 그해 4월에는 왼쪽 다리를 접질려 치료를 받아오다 과로 및 위장 장애가 겹쳐 일주일간 병원 신세를 졌다. 이어 8월에는 감기 증세로 하루 동안 입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와병#순방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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