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국제무대 데뷔전, 러시아 아닌 인도네시아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5일 15시 56분


코멘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5월 러시아 방문에 앞서 인도네시아에서 국제무대에 먼저 데뷔할까.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인도네시아가 4월 22, 23일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반둥회의 60주년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와 24일 반둥에서 열리는 60주년 기념행사에 남북 정상을 모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전해왔다”고 밝혔다. 공식 초청장은 조만간 보내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북한이 참석 의사를 밝혔는지는 알 수 없다”며 “정부는 여러 사항을 고려해 참석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반둥회의의 성격을 고려할 때 김정은이 5월 9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앞서 4월 인도네시아에서 먼저 국제 사회에 얼굴을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1955년 처음 열린 반둥회의는 비동맹운동의 시발점이 된 데다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회의에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이 함께 참석한 바 있다. 권력 안착과 내부통제 목적으로 ‘김일성 따라하기’를 하고 있는 김정은으로서는 반둥회의 참석을 적극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 고립에 대한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북한이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에 공을 들이기 위해 회의 참석을 결정할 수도 있다.

중국이 반둥회의에 참석해온 점도 김정은의 참석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요소다. 2005년 반둥회의 50주년 행사에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이번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하면 러시아 방문 전 자연스럽게 북-중 정상 간의 만남이 성사될 수 있는 것이다. 2005년 회의 때 한국에서는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가, 북한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위원장이 각각 참석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5월 9일 러시아 방문을 불과 2주일 앞둔 상태여서 김정은이 인도네시아 방문을 강행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