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朴대통령 2015년 5월 러 방문 만만치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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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남북 정상 동시 초청
“남북 정상이 왜 거기서” 반대 기류… 北도 中 눈치보느라 참석 불투명

러시아가 내년 5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모두 초청했지만 남북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러시아 초청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외교부의 건의가 올라오면 그때 검토를 하겠지만 만만치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무조건 꼭 가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 외교 목적에 부합하는지 당시 일정과 국제상황 등 여러 가지 사정을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내년이 종전 70주년이라 다른 나라들도 행사를 할 가능성이 많다. 어느 나라의 어떤 행사에 참석할지 전체 그림을 봐야 한다”며 “내년 3월쯤 (방문 여부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굳이 러시아까지 가서 남북 정상이 만날 필요가 있느냐는 부정적 분위기가 적지 않다. 제3국도 모자라서 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행사장에서 김정은과 만나는 모양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렇게 멀리 가서 정상회담을 해야 하느냐”며 “내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현재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여건은 전혀 조성이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러시아 초청에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만약 응한다면 정권을 잡은 이후 첫 외국방문이 된다. 김정은이 모스크바까지 방문할 경우 동선이 길고 북한을 비우는 기간도 길어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난달 고려항공편으로 러시아를 향하던 최룡해 북한 특사는 비행기에 문제가 발생해 회항했다가 다시 떠났다. 김정은 전용기도 같은 해프닝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현수 soof@donga.com·조숭호 기자
#러시아#남북 정상#동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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