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朴에 첫 제보한 前국세청 간부 소환조사… “나도 전해 들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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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파문/檢 유출경로 수사]

‘정윤회 동향’ 문건의 진위와 유출 경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정 씨 동향’을 최초 제보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로 전직 국세청 간부 A 씨를 지목하고 7일 소환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A 씨를 조사한 내용과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정 씨 소환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문건 내용의 진위를 조만간 결론 낼 방침이다. 검찰은 문건 내용에서 회동 장소로 지목된 서울 강남의 J중식당 사장 등을 조사해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48) 등 이른바 ‘십상시(十常侍)’와 정 씨가 비밀 회동을 가졌다는 문건 내용이 근거가 부족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 경정은 검찰 조사에서 “평소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도가 높은 제보자로부터 정 씨 동향을 제보받았다”면서도 제보자를 특정해서 진술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박 경정의 통화기록과 e메일 분석, 주변 인물 조사 등을 통해 유력한 제보자로 A 씨를 추출해 냈다. A 씨는 검찰 조사에서 “나도 전해 들은 얘기를 박 경정에게 일부 얘기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역시 정보의 출처나 근거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은 박 경정을 8일 다시 불러 A 씨와 대질 조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아직까지는 정 씨와 ‘십상시’ 간의 회동을 뒷받침하는 단서를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인물 ‘3인방(이 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중 일부라도 정 씨와 J중식당에서 만난 사실이 확인되면 신빙성을 일부 인정할 여지가 있지만, 그런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건 작성에 관여한 이들도 검찰 조사에선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박 경정의 직속상관으로 “문건 신뢰도는 60% 이상”이라고 했던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2)은 검찰 조사에서 “박 경정이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서 듣고 쓴 거라고 해서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건에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당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에 대해 정 씨가 “근본도 없는 놈이 VIP(대통령) 1명만 믿고 설치고 있다. VIP의 눈 밖에 나기만 하면 한 칼에 날릴 수 있다. 안 비서관이 적당한 건수를 잡고 있다가 때가 되어 내가 이야기하면 VIP께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부분도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정 씨에게 9일이나 10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특히 검찰은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경우를 제외하면, 통화기록을 통한 위치 추적에선 정 씨와 청와대 관계자 전원 회동이 ‘실체 없는 회동’인 것을 확인했다. 이런 여러 증거들을 토대로 검찰은 일단 ‘문건의 내용은 엄밀한 확인을 거치지 않은 동향 보고 수준’인 것으로 보고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최우열 dnsp@donga.com·장관석 기자
#정윤회 문건#정윤회 문건 유출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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