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월 한달간 안보리 의장국 맡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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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사태 등 국제현안 조율

한국이 5월 1일부터 한 달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 역할을 수행한다고 외교부가 16일 밝혔다. 2013년 1월부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2년 임기)으로 활동 중인 한국으로선 마지막 의장국 기회다. 이에 따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직접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민감한 국제사회 현안에서 침묵을 지켜온 한국에 5월은 만만찮은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장국이 안보리를 소집해 회의를 주재하는 대표국가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해 발생한 주요 국제 문제에 말을 아껴왔다. 전쟁 발발의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4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당사자들이 자제를 발휘하고 평화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는 한 문장짜리 논평을 낸 뒤 이 문제에 입을 닫고 있다. 앞서 1일 중국 윈난(雲南) 성 쿤밍(昆明)에서 발생한 칼부림 테러에 대해서는 사건 후 3일이 지난 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앞으로 위로전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 8일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실종됐을 때도 관망하던 한국은 14일에야 수색용 항공기 2척을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비행기 실종 지역이 동남아 각국의 영유권 분쟁이 첨예한 남중국해에서 인도양으로 확대되고서야 수색 참여를 결정한 것이다.

또 유엔 안보리 의장국이 되면 주요 이슈에서 미국을 도와 일본과 협력하는 일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관계가 최악인 한국과 일본이 안보리에서 싸우면서도 협조하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안보리에서 한국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게 됐다는 점은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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