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수도권 비상… 부산도 승리 장담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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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안철수 통합신당 전격합의]
신당 비판속 지방선거전략 고심

첫 정무기획단 회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해 첫 번째 정무기획단 회의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민주당 측 박용진 홍보위원장과 민병두 의원,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 새정치연합 측 박인복 공보팀장과 송호창 소통위원장, 금태섭 대변인. 사진공동취재단
첫 정무기획단 회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해 첫 번째 정무기획단 회의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민주당 측 박용진 홍보위원장과 민병두 의원,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 새정치연합 측 박인복 공보팀장과 송호창 소통위원장, 금태섭 대변인. 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식 새 정치는 끝났다.”

2일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통합 신당 창당을 발표하자 새누리당에서 나온 첫 반응이다.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안철수 현상을 불러일으켰던 안 의원 스스로 구태정치의 전형을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접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번 통합신당으로 범야권 지지층을 뭉치는 시너지 효과는 우려되지만 기대감도 없지 않다. 창당 과정에서 드러날 양측의 나눠 먹기 식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면 정치인 안철수의 몰락이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 민주-안철수 진영의 지지율을 합치면 40%를 넘지만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안철수 효과’가 사라져 30%대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안철수 새 정치는 거짓말”

새누리당은 일단 안 의원의 ‘새 정치 거짓말’을 핵심 공격 포인트로 잡았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동안 ‘새 정치’ 이름으로 국민을 희롱한 것에 대해 유권자들이 냉정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성향이 강한 안 의원 지지층을 민주당과의 통합에 등을 돌리게 유도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안철수 계파가 하나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야합 신당이 새 정치의 단초라도 국민에게 보여준 것이 있느냐”며 “광역단체장 한 석도 건지기 어려웠던 안 의원은 3자 구도에 따른 야권 패배의 책임에서 벗어나고 민주당도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꼼수를 쓴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 수도권 선거 ‘빨간불’


선거 구도가 양당 체제로 재편된 것은 새누리당에 비상이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양당이 합치면 야권 성향 유권자가 결집될 가능성이 있다”며 “녹록지 않은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초접전을 벌여야 하는 수도권 선거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본다. 3일 안 의원과 만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부산시장 선거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 전 시장은 즉각 “‘통 큰 연대’의 큰 뜻을 정치권이 화답했다는 의미에서 공감한다”고 반색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50∼60%대의 높은 지지율을 최대한 부각시켜 “다시 한 번 박근혜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 “기초선거 정당 공천은 유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지역구 무공천 선언은 새누리당에는 가장 껄끄러운 대목이다. 야권의 ‘공약 파기’ 프레임 공세에 갇힐 경우 ‘약속과 신뢰’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새누리당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 공약대로 여당도 무공천 선언을 해야 한다”라고 썼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정당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안 의원을 겨냥해 ‘위장 새 정치’로 맞불을 놓을 생각이다.

청와대는 “언급할 것이 없다”며 공식 반응을 자제했지만 고심하는 기색이 엿보인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기초선거 공천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뜻이 확고하고 당헌 개정까지 끝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창봉 ceric@donga.com·동정민 기자
#김한길#안철수#통합신당#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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