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예정대로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2차 고위급 회담 합의 내용]
이산가족 상봉 20~25일 진행… 신뢰 증진위해 비방-중상 중단
편리한 날짜에 고위급 접촉 재개… 北, 키리졸브 연기요구 막판 철회

이산가족을 실은 버스가 금강산을 향해 출발할 수 있게 됐다. 남북이 14일 열린 2차 고위급 회담에서 ‘20∼25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금강산에서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합의됐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볼모로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연기하라”며 억지 주장을 해오다가 이날 ‘통 큰 용단’을 거론하며 스스로 물러섰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대통령국가안보실 제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과 북한 측 수석대표인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회담에서 3대 합의사항이 담긴 공동언론보도문을 채택했다. 내용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중상을 중단하며 △상호 관심사를 계속 협의하며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것이다.

남북은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상호 편리한 날짜에 고위급 접촉을 갖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김규현(NSC)과 원동연(통전부) 파트너’가 남북관계의 상시 채널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김 차장은 회담 뒤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부의 첫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신뢰에 기초한 남북관계 발전’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1시간 15분 만에 신속하게 마무리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측은 24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연습 기간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들고 나왔으나 이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한국 측 입장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원동연 부부장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합의하면서 ‘우리가 통 큰 용단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후 5시경 “원동연 노동당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방위원회 대표단이 참가했다”고 전하며 합의 내용을 보도했다.

정부는 15일 오전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를 위한 선발대를 금강산으로 보낸다. 같은 날 오후에는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이산가족상봉#이산상봉#고위급 회담 합의#키리졸브#남북#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