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우리 헌법에는 왜 국회 해산제도가 없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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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회 해산시켜야 할 상황”
새누리 강연서 정치권에 직격탄… 서울시장 출마설엔 즉답 안해

김황식 전 국무총리(사진)가 ‘국회 해산’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 초청강연에서 “우리 헌법에 왜 국회 해산제도가 없는지 모르겠다”며 “국회 해산제도가 있었으면 (지금이) 국회를 해산시키고 다시 국민 판단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 전 총리가 정치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작심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개헌과 국회선진화법 등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김 전 총리는 “5년 대통령 단임제는 수명을 다했다”며 “대통령중심제든 의원내각제든 권한을 분배하는 형식으로 헌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여야 합의로 정해진 사안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긴 곤란하다”면서도 “분명히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 측은 이날 발언에 대해 “정치를 위한 포석이나 신호탄과는 관계가 없다”며 “정치권에 대한 비판 여론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2년 5개월간 국무총리를 지낸 김 전 총리는 5월 독일 베를린으로 연수를 떠나 11월 초 귀국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독일의 힘, 독일의 정치’라는 주제로 독일에서 보고 느낀 바를 의원들과 공유했다. 김 전 총리는 강연 중 “계승·발전시키는 정치문화가 필요하다”며 “여야교체, 여여교체라도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당연하지만 의식적으로 무분별하게 단절하는 것은 국력의 낭비를 가져오고 국민통합을 저해하며 국제적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전 총리는 “오늘 같은 역할(자문)을 하면서 살아가는 게 제 희망이고 보람”이라며 “공직생활 경험을 살려 국가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겠지만 선출직을 통해 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당에서 출마 요청이 와도 거절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과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재차 “불출마하는 것이냐”고 묻자 침묵하며 답변을 피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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