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간첩 날뛰는 세상보다 유신시대가 낫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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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추도식 발언 논란… 민주 “유신 망령이 되살아나” 반발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습니다.”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사진)은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34주기 추도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에 국가반란 음모를 꾸민 종북좌파 세력이 적발됐습니다. 이들을 척결하려는 공권력의 집행을 두고 ‘유신 회귀’니 하는 시대착오적 망발이 나옵니다”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어 “5·16과 유신을 폄훼하는 소리에 각하(박 전 대통령)의 심기가 조금은 불편하실 걸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태산 같은 각하의 뜻을 소인배들이 어찌 알겠습니까”라고 했다.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는 손 이사장의 발언은 한국의 경제 발전, 정보기술(IT)산업의 성장, 케이팝(K-pop) 등 문화 분야의 활약상 등을 거론하며 이를 박 전 대통령의 공으로 돌리는 가운데 나왔다. 손 이사장은 서강대 총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KBS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은 “유신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한길 대표는 27일 국회 긴급 의원총회에서 손 이사장의 발언을 겨냥해 “영구 집권을 꿈꾸는 유신 잔존 세력들이 독초(毒草)처럼 자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전날 경북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따로 열린 추도식에서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경북 구미갑)이 “아버지 대통령 각하…아버지의 딸이 이 나라 대통령이 됐다”고 한 것을 두고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는 극존칭 찬양 호칭은 마치 부자 세습 정권의 ‘어버이 수령’과 매우 닮았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애착심을 표현하기 위해 쓴 호칭을 놓고 말꼬리 잡지 말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추도식에 앞서 미리 서울현충원 박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어머니 육영수 여사 추도식 때도 하루 전날인 8월 14일 참배를 했다. 26일 서울현충원 추도식에는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씨 등 유가족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등 정관계 인사를 비롯해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동생 지만 씨는 오지 않았다.

황승택 hstneo@donga.com·동정민 기자
#손병두#유신시대#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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