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의 ‘잔불’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잇달아 하한가를 치며 잦아들던 테마주 시장이 대선을 며칠 앞두고 여야 대선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자 다시 요동치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안갯속 대선구도가 테마주 시장을 마지막까지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코스피시장에서 대표적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은 전일 대비 각각 4.31%, 2.80%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우리들제약은 장 중 한때 11%까지 주가가 치솟았고 우리들생명과학 역시 장 시작과 함께 9% 가까이 폭등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가 문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개미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자극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박근혜 테마주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EG는 7.76%, 보령메디앙스는 8.64% 떨어졌다. EG와 보령메디앙스는 박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지키는 동안 상승세를 보이던 종목들이다.
각종 인터넷 주식 게시판에도 “××× 후보가 당선만 되면 △△종목은 무조건 3연상(연속 상한가) 먹고 나올 수 있다” 등 테마주 투자를 부추기는 댓글이 여전히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007년 대선 때에는 선거 2주 전에 테마주 시장의 거품이 완전히 빠진 바 있다”며 “이번에는 막판까지 판세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다보니 테마주 시장의 과열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테마주 시장에서 제때 손을 털고 떠나지 못한 개미투자자가 많다는 점을 테마주 급등락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해 테마주 시장에서 단타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우리들생명과학, 우리들제약의 거래 중 개인투자자가 차지한 비중은 99%였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개미투자자는 테마주로 원금의 30∼40%를 손해보고도 장이 반짝 상승하면 손실을 벌충하려고 다시 투자에 뛰어든다”며 “욕심을 버리고 손절매 기준을 명확히 정해야 건전한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