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 “警보다 檢이 수사 더 잘해… 간호사는 의사처방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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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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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면 충돌 치닫는 검-경

검찰과 경찰이 검사 비리 의혹 수사를 놓고 물러서지 않는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김기용 청장까지 나서 ‘직접 수사’ 의지를 밝히고 있고, 검찰은 ‘내 식구는 내가 수사하겠다’는 방침 아래 일사천리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11일 김수창 특임검사가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고검 김모 검사(51·부장검사급)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김 특임검사를 포함해 검사 10명과 검찰 수사관 15명으로 구성된 특임검사팀은 각 장소에서 회계장부 등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김 특임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건 검사가 수사를 더 잘하기 때문이고 간호사가 의사 처방을 따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검찰이 직접 수사하겠다고 하면 이번 사건을 더 중요시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김 검사) 소환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 소환하지 않고 이 사건을 끝낼 순 없다”고 말해 경찰 소환과 관계없이 김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일반적인 검찰·경찰 수사보다) 훨씬 더 엄하게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경찰이 지휘를 요청하면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하겠다. 아직 수사지휘의 방식이나 송치지휘에 대해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도 16일 김 검사에게 소환에 응하라고 통보하면서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검사는 경찰의 소환 통보에 “알았다”고만 답하고 소환에 응할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 검사가 끝까지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법 절차에 따라 체포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검사가 사용한 차명계좌의 명의자인 최모 씨를 최근 소환해 “계좌의 실제 사용자는 김 검사”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검사의 차명계좌에 뭉칫돈을 입금한 또 다른 기업인에 대해서도 이번 주초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특임검사#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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