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허가 해놓고 왜 가로막나” 경찰에 전단 던지며 몸싸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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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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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장의 임진각 표정
민통선 마을주민 300명 대피

임진각 몸싸움 22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예정됐던 대북 전단 살포 행사가 경찰의 원천 봉쇄로 무산되자 탈북자단체 회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파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임진각 몸싸움 22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예정됐던 대북 전단 살포 행사가 경찰의 원천 봉쇄로 무산되자 탈북자단체 회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파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탈북자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가 예정된 22일 오전 9시 반경 임진각에서 4km가량 떨어진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 당동 나들목.

경찰 병력 30여 명이 도로 한가운데서 1.2t 트럭 1대를 앞뒤로 에워쌌다. 이 차는 전단 살포를 위해 각종 물건들을 싣고 임진각 망배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차 안에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 등이 타고 있었다. 이 단체 등 탈북자단체들은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를 결성해 활동 중이다. 천으로 덮인 차량 짐칸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전단 20만 장과 남한 사회를 알리는 내용이 담긴 CD와 USB, 라디오, 1달러짜리 지폐 1000여 장이 실려 있었다.

박 대표 등은 경찰이 차량 진입을 저지하자 시동을 켠 채 통제를 뚫고 가려다 차에서 내려 실랑이를 벌였다. 박 대표는 집회신고서를 들어 보이며 “합법적인 행사다. 왜 길을 막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일부 회원들은 경찰에게 들고 있던 우산과 전단을 던지고 언성을 높이며 몸싸움을 벌였다.

박 대표는 “오늘 아침까지도 별다른 얘기가 없다가 현장에서 갑자기 진입을 막았다”며 “경찰이 집회 허가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진입을 가로막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이 단체의 집회 신고를 허가했다.

연합회 회원들은 파주 통일동산 등 다른 곳으로 이동해 전단을 살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관광버스, 승합차 등을 타고 임진각으로 가려던 연합회 회원 40여 명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자유로 도로 위에서 3시간여 동안 대치하다 오후 1시경 해산했다.

이 자리에는 평화통일을여는사람들 등 대북 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좌파단체 소속 회원 10여 명도 나와 탈북자단체를 거세게 비난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전단 살포가 강행된다면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을 자극하는 전단 살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북자단체와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부는 민통선 주변 대성동, 해마루촌, 통일촌 마을 주민 820여 명에게는 대피 권고를 내렸다. 통일촌은 마을 주민 480명 가운데 300여 명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민통선 밖으로 대피했으며, 나머지 180여 명은 집과 마을회관 등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 이완배 이장은 “오후에 전단 살포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제야 주민들이 안도했다”고 했다.

파주=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임진각#대북 전단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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