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최필립 사퇴 거부로 해결될 일 아니다”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 회견 후폭풍에 ‘직구’ 선회

택시 사업주들과 대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왼쪽)가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사업주들과 간담회를 열고 업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택시 사업주들과 대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왼쪽)가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사업주들과 간담회를 열고 업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을 정면 돌파로 해결하려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시도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야당은 물론이고 당내에서조차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 이어 22일에도 최필립 이사장 등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장학회에 대한 각종 비판에는 강경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이 “최 이사장이 사퇴하지 않고 임기를 채운다고 한다”고 묻자 “사퇴를 거부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제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듯이 뭔가 국민들에게 명쾌하게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부일장학회의 헌납 과정을 설명하면서 법원 판결 내용을 번복한 데 대해선 “좀 표현에 오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다시 해명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발대식에선 “국민 편에 서서 정책으로 승부한 정당은 언제나 승리했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정의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야당은 밤낮 네거티브만 한다”며 강경한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전날 박 후보의 기자회견을 두고 당내에서도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나는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다는 것만 알았다. 회견 준비하는 사람들이 짜임새 있게 했어야 했다”고 말했고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라디오에 나와 공개적으로 “회견은 실책이다. 실망을 넘어 걱정”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고 있는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신이 주도한 ‘분권형 개헌추진 국민연합’ 창립대회에 참석해 독자 행보를 계속했다. 이 의원은 “정수장학회는 길게 끌 것 없이 털고 가야 국민에게 안심을 준다”며 “(어제 기자회견은) 지난번 과거사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한 것이 진정성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본인의 입으로 실토한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지적돼온 소통 부재, ‘1인 리더십’의 한계를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냈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다. 박 후보의 기자회견 전까지 측근들 중에도 발표 내용을 아는 참모는 극소수였다. 이에 대해 “율사 출신 참모들과 사전에 정수장학회 관련 판결문만 미리 검토했어도 결정적인 발언 실책은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박 후보의 발표 직후 곧바로 최 이사장이 사퇴 불가를 밝히면서 “본전도 못 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전에 최 이사장과 어떤 조율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당의 공세도 계속됐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서울 주재 지역언론 간담회에서 “퇴행적 역사인식, 역사에 부합하지 않는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 정말 문제”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2012년 대통령 후보인데도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정수장학회#박근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