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까지 운명의 한달… 文-安캠프 안팎 “물밑접촉 이미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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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통령선거의 최대 변수인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운명의 한 달’이 임박했다. 23일로 대선이 57일 남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등록일은 다음 달 25∼26일로 한달 남짓 앞이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의 공개적인 단일화 논의는 시작되지 않고 있다. 각각 후보 등록을 한 다음에 단일화를 하더라도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두 캠프에선 단일화를 한다면 후보 등록일 이전에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 安 캠프 ‘단일화 금기’ 깨져

단일화에 좀 더 적극적인 문 후보 측에서는 ‘다음 달 20일 이전 단일화’라는 구체적 시기까지 거론하며 안 후보 측을 압박하고 있다. 문 캠프의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물리적으로 볼 때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는 정책조율과 단일화 방법을 논의하는 내부 준비를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노(친노무현) 참모들이 일괄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한 것도 단일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는 관측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정치쇄신과 국민적 동의를 제시한 데 대한 ‘명분주기’라는 것이다.

안 후보 측에선 ‘단일화 금기’를 깸으로써 화답했다. 그동안 안 캠프 관계자들은 출마선언 당시 안 후보가 ‘정치쇄신과 이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전제돼야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말한 취지에서 한 치도 벗어난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 후보가 19일 “만약 국민이 원해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거기에서 이겨 끝까지 갈 것이고, 아니면 아닌 대로”라는 말을 한 뒤 기류가 바뀌었다.

안 캠프의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21일 “11월 말 대선후보 등록을 할 때까지 두 후보가 힘을 합치는 것이 과제”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적시했고, 금태섭 상황실장은 22일 “만약 단일화 과정이 마련된다면 방법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범야권 ‘단일화 촉구’ 분위기

범야권 곳곳에서는 야권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설가 황석영 정도상, 화가 임옥상 씨를 포함한 문학계와 영화계, 미술계, 종교계 등 인사 102명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개혁과 단일화가 민주주의이자 시대정신이며 1987년의 실패(야권후보 단일화 실패에 이은 대선 패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면서 단일화를 촉구했다.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잇달아 만나 덕담을 건넸던 소설가 이외수 씨는 처음엔 명단에 들어있었으나 본인이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야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도 조만간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의견을 내놓을 계획이다.

○ 끈끈하게 연결된 文-安 사람들

문 후보와 안 후보 캠프 안팎에선 “양측 간의 물밑접촉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안 캠프 관계자는 잇단 물밑접촉설에 대해 두 캠프 인사들의 공적 사적 긴밀한 관계를 거론하며 “비공식적이고 일상적인 물밑접촉이야 이미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민주당 한명숙 의원이 당대표 때 안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사무총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고, 안 후보 측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은 문 캠프의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일 때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안 캠프의 김성식 선대본부장은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경기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그러나 안 후보가 다음 달 10일 종합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25일 이전 단일화가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공약을 발표한다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은 독자 행보를 할 것인데, 이 경우 25일까지 단일화 협상을 타결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것.

안 캠프 박선숙 본부장은 22일 “국민이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주면 그 과정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 저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이나 일정은 함구해 ‘단일화 로드맵’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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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문재인-안철수#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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