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 2주만에… 부끄럼 타던 철수씨, 정치인 다 됐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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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두 팔 활짝 벌리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5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 체육관에서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양손을 크게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완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安, 두 팔 활짝 벌리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5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 체육관에서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양손을 크게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완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5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 강연. 체육관에 들어선 안철수 대선후보는 미소 띤 얼굴로 양팔을 크게 휘저으며 연단을 향해 걸었다. 상기된 표정으로 다소곳이 연단에 올라 허리 숙여 인사하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는 노타이에 푸른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강연을 했다. 짙은 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그리고 넥타이를 반듯하게 맨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던 ‘교수 스타일’ 안 후보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안 후보가 확 달라졌다. 출마 선언 후에도 그는 한동안 ‘교수 스타일’이었다. 시민들을 만나면 정중하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악수를 하는 것이 ‘안철수식’ 선거운동이었다. 사진기자들이 ‘손 한번 흔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그제야 어색한 동작으로 손을 흔드는 정도였다.

지금은 다르다. 안 후보는 이제 여느 정치인처럼 스스럼없이 크게 손을 흔들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보낸다. 그에겐 코디나 스타일리스트가 따로 없다. 스스로 ‘대중 정치인’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의욕도 넘친다. 안 후보는 2박 3일간의 호남 방문에서 매일 5, 6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4일 오후 10시경 취재진이 ‘체력은 괜찮나’라고 묻자 “하나 정도는 더 할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는 웃으며 “더 빨리 (정치인으로) 진화해야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캠프 관계자는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 후보도 ‘정치인 엔도르핀’이 솟기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내심 우려했던 검증 국면을 큰 타격 없이 넘기면서 자신감이 더욱 붙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후보의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7일에는 각종 정책·정치혁신 비전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이끄는 정치혁신포럼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의 생산적 결합’을 주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포럼에 참여한 한 교수는 “시민이 실질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정치, 통합의 정치를 위한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이미 민주통합당과의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정치쇄신을 제시한 만큼 정치혁신안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경우 후보 단일화 논의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소설가 조정래 씨는 안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아 본격적인 후원회 모금 활동에 들어갔다. 대선 예비후보는 이번 대선의 선거비용 제한액 559억7700만 원의 5%인 27억9885만 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안 후보 캠프는 ‘국민 펀드’ 방식의 선거비용 모금도 조만간 시작할 계획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안철수#정치인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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