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안창호 통과 어렵다”… 헌재 공백 사태 계속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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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본회의 투표 미뤄져… 與 “민주 추천 김이수도 안돼”

헌법재판소 재판관 인선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여야가 충돌하면서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가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야는 당초 1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새누리당이 추천한 안창호 후보자와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인사청문특위가 안 후보자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어렵다고 주장해 본회의가 연기됐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요청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이 부족해 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구체적으로 △안 후보자의 장모가 샀다는 경기 오산시 고시원 빌딩의 실소유주가 후보자의 배우자라는 의혹(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 △공직자 재산등록을 축소한 정황(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사병으로 군 복무 중인 장남이 7개월 동안 45일간 휴가를 가며 사법시험에 응시한 것은 지나친 특혜 △공안검사 시절 지나치게 보수적인 논고문을 썼으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민주당의 문제 제기는 어처구니없는 생트집”이라며 “민주당이 추천한 김 후보자는 민주당 요구 기준으로 따지면 절반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안 후보자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김 후보자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점을 내비쳤다.

헌재는 재판관 9명으로 구성되지만 지난해 7월 퇴임한 조대현 재판관의 후임이 선출되지 않아 8명으로 운영돼 왔다. 14일 다시 4명이 퇴임해 이제 4명만 남았다. 재판관이 7명 이상이어야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최소한 3명이 선임되지 않으면 사건 처리에 차질을 빚게 된다. 헌재는 통상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을 선고일로 잡기 때문에 다음 주 중반까지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이달 재판이 모두 미뤄질 수도 있다.

국회는 대법원장이 추천한 김창종 이진성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격 판단’을 내린 바 있으며 여야는 18일 여야 협의 몫인 강일원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강 후보자라도 이달 중 본회의를 통과하면 헌재 운영이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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