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바늘 같던 친노그룹 分化… 대선-당권 싸고 각개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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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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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들’이 분화 중이다.

5년 전까지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로 ‘끼리끼리’ 의식이 강해 폐쇄적이란 비판을 들을 정도였지만 12월 대선을 앞두고서는 각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친노그룹이 대선 후보로 밀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 캠프에는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던 김경수 전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 등이 있다. 양 전 비서관은 캠프 실무를, 김 전 비서관은 대변인을 각각 맡는다. 윤건영 전 대통령정무기획비서관은 문 고문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보좌관으로 등록했다.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지난달 말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개인 언론담당 창구역으로 영입됐다. 유 전 관장은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비서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마지막 춘추관장을 지냈다. 유 전 관장의 이력은 안 원장이 새누리당과는 정치적으로 한배를 탈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 전 관장이 춘추관장 재임 시절 늘 실과 바늘처럼 함께 다녔던 천호선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현재 통합진보당 소속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국민참여당을 창당했다가 통진당에 합류한 것.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이강철 전 대통령정무특별보좌관은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대선 출마 준비를 돕고 있다. 대통령정책실장 등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도 김 지사의 핵심 브레인이다. 윤승용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도 김 지사 쪽에 섰다.

노 전 대통령의 486 최측근이었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지난해 3월 ‘대선주자 손학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지사가 손 상임고문을 떠나 김 지사를 돕는 방안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지사가 손 고문보다는 김 지사가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친노 인사들은 민주당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6·9전당대회를 놓고서도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지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두 팔’로 불린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해찬 후보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 전 지사는 비(非)이해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강원지역 대의원 순회투표에서 김한길 후보가 이 후보를 두 배 이상으로 누르고 승리한 것은 이 전 지사가 이 후보를 돕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 상임고문도 김 후보를 지원하는 모양새다. 정 고문은 ‘이해찬-박지원’ 연대를 담합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당 관계자는 “친노그룹의 한 축은 정 고문이다. 그런 정 고문이 이 후보에게 등을 돌렸는데 이 후보가 순항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친노그룹#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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