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까지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로 ‘끼리끼리’ 의식이 강해 폐쇄적이란 비판을 들을 정도였지만 12월 대선을 앞두고서는 각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친노그룹이 대선 후보로 밀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 캠프에는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던 김경수 전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 등이 있다. 양 전 비서관은 캠프 실무를, 김 전 비서관은 대변인을 각각 맡는다. 윤건영 전 대통령정무기획비서관은 문 고문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보좌관으로 등록했다.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지난달 말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개인 언론담당 창구역으로 영입됐다. 유 전 관장은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비서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마지막 춘추관장을 지냈다. 유 전 관장의 이력은 안 원장이 새누리당과는 정치적으로 한배를 탈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 전 관장이 춘추관장 재임 시절 늘 실과 바늘처럼 함께 다녔던 천호선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현재 통합진보당 소속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국민참여당을 창당했다가 통진당에 합류한 것.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이강철 전 대통령정무특별보좌관은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대선 출마 준비를 돕고 있다. 대통령정책실장 등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도 김 지사의 핵심 브레인이다. 윤승용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도 김 지사 쪽에 섰다.
노 전 대통령의 486 최측근이었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지난해 3월 ‘대선주자 손학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지사가 손 상임고문을 떠나 김 지사를 돕는 방안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지사가 손 고문보다는 김 지사가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친노 인사들은 민주당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6·9전당대회를 놓고서도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지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두 팔’로 불린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해찬 후보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 전 지사는 비(非)이해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강원지역 대의원 순회투표에서 김한길 후보가 이 후보를 두 배 이상으로 누르고 승리한 것은 이 전 지사가 이 후보를 돕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 상임고문도 김 후보를 지원하는 모양새다. 정 고문은 ‘이해찬-박지원’ 연대를 담합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당 관계자는 “친노그룹의 한 축은 정 고문이다. 그런 정 고문이 이 후보에게 등을 돌렸는데 이 후보가 순항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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