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파 출신 국회 입성]“하드디스크 어디 있는지 몰라” 당권파의 ‘오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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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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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파 반환 요구에 ‘모르쇠’
‘침묵의 형벌’ 받겠다던 이정희 당사 나타나 “공동대표단 책임”

한강이 보이는 이석기 의원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20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실에 직원들이 사무집기를 들여놓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강이 보이는 이석기 의원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20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실에 직원들이 사무집기를 들여놓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통합진보당 당권파는 지난달 12일 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직전 비례대표 경선의 온라인 투·개표 기록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빼돌렸다. 그런데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아직도 이 하드디스크의 행방조차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진당 관계자는 1일 “혁신비대위는 당권파 당직자가 빼돌린 하드디스크를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당권파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하드디스크를 확보하지 못해 혁신비대위가 진행 중인 2차 비례대표 경선 의혹 진상조사가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투표 내용을 알 수 있는 소스코드의 조작 등 온라인투표 부정 의혹을 규명할 열쇠 중 하나인 이 하드디스크는 경기동부연합의 오충렬 전 당 총무실장이 지난달 11일 경선관리업체인 ㈜엑스인터넷에서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비례대표 경선 도중 당권파 당직자의 요구로 소스코드를 수차례 수정한 걸로 당 진상조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이석기 의원은 “당 비례대표 경선은 온라인투표가 90%이고 오프라인(현장) 투표는 10%밖에 안 된다. 의혹의 상당 부분이 오프라인에 있는데도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온라인투표에 문제가 없다는 이 의원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라도 이 하드디스크는 필요하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1일 오전 7시 통진당 당사에서 열린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특위 회의에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의견을 담은 글을 특위 위원들에게 돌리면서 “이번 사건의 책임은 모두 공동대표단에 있다”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 대표는 5·12 중앙위 폭력사태 다음 날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죄인이다.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며 외부 활동을 자제해 왔다. 이 전 대표가 스스로 ‘침묵의 형벌’을 깨고 당권파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부정경선#하드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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