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김정은 기록영화 이례적 신속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9일 0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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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찰 하루·이틀만에 방영…"짧은 경력 상쇄용"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온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찬양이나 우상화를 위한 영상물 제작에도 이례적으로 신속하다.

중앙TV는 최근 김 1위원장의 현장 방문 내용을 담은 기록영화를 1¤2일 만에 제작·방영하는 모습을 잇따라 보여주고 있다.

24일 김 1위원장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간부들을 데리고 개선청년공원유희장과 완공을 앞둔 창전거리, 동평양지구에 건설 중인 류경원과 인민야외빙상장 등 평양시내 여러 곳을 방문했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26일 오후 5시10분 중앙TV는 "새로 나온 기록영화를 보내드린다"며 김 1위원장이 평양시내 여러 곳을 둘러본 내용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기록영화 제목은 각각 '김정은 동지께서 개선청년공원유희장을 현지지도 하시었다. 2012.5·24', '김정은 동지께서 완공을 앞둔 창전거리를 현지지도하시었다. 2012.5·24', '김정은 동지께서 류경원과 인민야외빙상장 건설사업을 현지에서 지도. 2012.5·24' 등이었다.

북한 TV는 이 기록영화를 26일 하루에만 오후 5시10분, 오후 8시, 오후 10시16분 등 세 차례나 방영하며 주민들에게 김 1위원장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많이 보여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TV는 또 27일 오후 10시30분에는 새로 만든 기록영화 '김정은 동지께서 중앙동물원을 현지지도하시었다. 2012.5·26'을 내보냈다.

날짜를 보면 김 1위원장이 평양 중앙동물원을 찾은 지 하루 만에 기록영화가 제작된 셈이다.

북한 TV의 이처럼 신속한 움직임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이다.

중앙TV는 예전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대나 평양시내를 현지시찰한 날로부터 며칠 또는 한 달이 지난 뒤에야 관련 영상을 편집해 김 위원장 우상화용 기록영화를 만들곤 했다.

김정은 시대에 북한 TV의 우상화 영상물 제작속도가 이처럼 빨라진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력이 일천한 김 1위원장을 위해 북한 매체들이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 대북전문가는 29일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의 얼굴을 더 빨리, 더 자주 보여줌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대중적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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