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같은 조치 예견한 적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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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통해 첫 언급“美 제재땐 자위 조치할 수도” 강온 양면 발언… 의도 주목

북한이 제3차 ‘핵시험(핵실험)’을 처음으로 거론하면서 미국의 태도에 따라 대화로 해결하거나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가 대북 정책 공조방안을 협의하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북한의 의도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외무성 대변인과의 문답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평화적 과학기술위성 발사를 계획했기 때문에 핵시험 같은 군사적 조치는 예견한 것이 없었다”며 “그런데 위성발사를 문제시하는 미국이 ‘핵시험’ 운운하며 대결을 고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은 미국의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이 통신은 이날 “8개국 수뇌자회의(G8 정상회의) 참가자들이 우리의 평화적인 위성 발사와 자위적인 핵 억제력을 부당하게 걸고든 것을 단호히 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자위적 핵 억제력은 미국 적대시정책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길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화애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계속 제재 압박 놀음만 매달린다면 우리도 부득불 자위적 견지에서 대응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언제든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내놓은 것은 미국을 향한 모종의 대화 제스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2·29 합의를 파기한 상태에서 북한의 선행조치 없이 대화 재개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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