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경선 레이스에 머리 복잡해지는 친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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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대선 경선 레이스가 빨라지면서 친박(친박근혜) 진영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비박(非朴) 진영의 ‘박근혜 사당(私黨)화’ 주장에 대해 친박 핵심 인사들 사이에선 몸을 더욱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다음 달 열리는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친박 의원들이 모여 ‘당 대표, 최고위원,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라인업을 짰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친박 일부의 생각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동안 친박 내부에서는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은 친박 핵심이 맡고 당 대표는 수도권 쇄신파에서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어 왔다. 그러나 이참에 선수(選數)를 파괴해서라도 새로운 라인업을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친박계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을 지도부로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 후보들이 경선룰 수정을 요구하며 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하는 데 대해 친박 진영은 명분에서 앞선다는 판단 아래 적극 반박하고 있다. 이정현 의원은 24일 ‘오픈프라이머리 9가지 유감’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지금 경선룰은 소위 친이(친이명박) 중심의 당 혁신위가 9개월간 마련한 룰”이라며 “룰의 유불리를 따져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유리하게 만든 후에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친박 일각에서는 비박 후보들이 탈당 압박을 하고, 보수분열 책임의 화살이 박 위원장에게 쏠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친박 인사는 “지지율 1% 후보가 지지율을 높일 생각은 안 하고 경선룰부터 들고 나온 것은 문제”라면서도 “새로운 당 지도부가 구성되면 본격 경선 국면에서 경선룰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선룰은 절대 바꿀 수 없다고 곧바로 선을 긋고 김문수 지사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청와대 개입설을 꺼냄으로써 앞서 나가는 후보로서의 여유를 보여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비박 후보들이 어느 정도까지 박 위원장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할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 지사 측은 “김문수가 박근혜를 비난하기 시작하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고, 과거 ‘독재자의 딸’이라고 정면 공격했던 이재오 의원도 조만간 비난의 포문을 열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4·11총선#박근혜#김문수#12·19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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