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21]문재인 뒤엔 김두관… 朴, 낙동강 ‘2개의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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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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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경남 방문 총선지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경남 진주와 창원을 잇달아 방문했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경남 분위기가 최근 야권의 후보 단일화 이후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야권 바람의 중심부에 잠재적 대권 주자이며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김두관 경남지사가 있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위기감을 자극하고 있다.

이날 진주갑 박대출 후보 현판식에 참석한 박 위원장은 진주 중앙유등시장에 들러 상인들을 만나며 민생행보를 펼쳤다. 박 위원장은 “(야권후보 연대와 친여 성향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로 지역 판세가 어렵기 때문에) 제가 쭉 다니고 있지 않느냐”며 “오래전부터 요청이 있었고 (경남에) 오늘에서야 오게 됐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함께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낙동강 벨트’에서 새누리당은 당초 부산에 전력을 집중했다. 선거 초반 부산에서 ‘문성춘(문재인-문성근-김영춘)’으로 대표되는 야당 바람이 거세지자 새누리당은 손수조 김도읍 후보 등 ‘2040벨트’를 앞세워 대대적인 물갈이로 맞섰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부산은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됐다. 민주당의 문재인 상임고문(사상)과 조경태 의원(사하을) 정도만이 위협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남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야권은 2010년 6·2지방선거 경남지사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나섰던 김 지사가 승리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를 중심으로 노풍(盧風)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창원 등 동부경남 지역은 전통적인 민주노총 강세 지역이다.

김해 갑·을에선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김정권 의원이 친노 성향의 김경수, 민홍철 후보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서부경남의 진주갑에선 최구식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여권 성향 표는 갈리는 반면 야권단일화로 인해 어려운 싸움이 예상된다. 사천-남해-하동 역시 재선의 강기갑 의원이 야권단일후보로 나서는 반면, 여권은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여권 표가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의 바닥 민심도 미묘하다. 이 지역에서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여전히 높지만 경남 출신 대권 주자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김 지사가 부산·경남(PK)의 새로운 맹주로 자리매김한다면 ‘김두관 대망론’이 급속히 확산될 수 있어 경남 선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에선 김 지사가 야권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지사는 선거법 등 제약 때문에 적극적인 야권 후보 지원에 나서기 힘들지만 야권의 각 후보들은 김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진주갑의 민주당 정영훈 후보 등 김 지사와 가까운 후보들도 있다.

경남에서 야권이 기대보다 약진할 경우 김 지사의 위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 고문이 부산에서 예상외로 저조한 성과를 거둘 경우 김 지사 중심으로 PK 지역의 야권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진주·창원=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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