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킹 특사 “北에 줄 식량 관리문제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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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니터링 요원 30∼50명 파견案 제시
남북 6자대표 뉴욕서 조우… 그냥 인사만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8일 북한과의 식량(영양) 지원 회담에 대해 “매우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킹 특사는 7, 8일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한과의 회담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협상에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토론에 매우 만족했다”고 답했다. 북한에 지원할 영양보조식품이 투명하게 분배되는지를 감시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우려했던 관리상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킹 특사는 전날 숙소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의 지원이 실제로 우리가 도와주려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관리 문제를 강조했다. 미국은 30∼50명의 모니터링 요원을 북한에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양 지원이 언제 시작될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여전히 세부 사항을 처리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미국 시러큐스대 행정대학원 맥스웰스쿨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이 공동 주최한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 세미나가 7일 오후 뉴욕 맨해튼 밀레니엄플라자 호텔에서 개막했다. 이날 환영만찬에서 한국의 6자회담 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 수석대표 이용호 외무성 부상이 만났다. 한 외교 소식통은 “별다른 대화는 없이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안다. 분위기는 우호적이지도 냉랭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8일 오전 두 사람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주제로 진행된 제1세션 회의에도 참석했다. 이 부상은 기조 발제를 맡았으며 임 본부장은 토론에 참여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남북 고위관계자가 변화된 외교적 상황에서 만나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에서 임 본부장 외에 조현동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참석했으며 북한 측에서도 최영림 내각총리의 수양딸로 최근 실세로 통하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한성렬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가세했다. 미국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민간 외교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의 정부 및 민간 전문가들도 이번 세미나에 자리를 함께했다. 남북 수석대표는 세미나가 끝난 뒤 10일 미국외교정책전국위원회(NCAFP)가 주최하는 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해 접촉 기회를 이어간다.

한편 이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세미나가 열린 호텔에 깜짝 등장한 뒤 30분 만에 돌아가 접촉 인사와 방문 목적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반 총장은 같은 호텔에서 열린 평화유지활동(PKO) 특사회의에 잠시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세미나는 비공개로 진행돼 취재진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됐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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