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공천이 쇄신의 화룡점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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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민자당→1995년 신한국당→1997년 한나라당→2012년 새누리당

“먼저 앉으세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뒤 정홍원 위원장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먼저 앉으세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뒤 정홍원 위원장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새 당명으로 새누리당을 고른 데는 유명 카피라이터 출신인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이날 경합을 벌인 후보작은 새누리당, 새희망한국당, 한국민당 등 3개였다. 조 본부장은 “한나라당과의 연계성을 이어가면서도 쇄신 의지에 대한 확고한 표현이 중요하다”며 나라의 또 다른 순우리말인 ‘누리’에 새로움의 ‘새’를 더한 새누리당을 강력히 주장했다.

비공개회의에선 새누리당 당명에 대한 반대와 우려가 적지 않았다. 비대위가 ‘국민만 바라보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만큼 ‘국민’이란 용어가 들어가야 한다며 한국민당을 지지하는 의견도 많았다. 일부 위원들은 새누리당에 대해 “강아지 이름 같다”거나 “‘누리’가 들어간 특정 교회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칭찬받을 때는 희화화가 없었다. 얼마나 계속 잘하느냐가 중요하고 아무리 좋은 이름을 만들어도 희화화되기 때문에 전문가 말씀을 듣는 것이 좋겠다”며 조 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어 “이의 없으십니까”라고 묻고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확정했다.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당명 개정 자체에는 환영하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영남지역 한 의원은 “한나라당에는 대표정당으로서의 당당함이 있었는데 새누리당은 유약한 인상을 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김용갑 전 의원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만든 조 본부장을 겨냥해 “한나라당은 침대가 아니다. 새누리당이란 당명은 아무 정당이나 쓸 수 있는 정체성 없는 침대 같다”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transt_82)은 트위터에 “권력을 새로 누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남겼다.

한편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는 4·11 총선 후보자에 대한 공천 신청을 6∼10일 닷새간 접수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공천위원은 칼자루가 아닌 쇄신 작업의 결정적 마침표를 찍는 붓자루를 쥐었다. 그 붓으로 화룡점정이 되도록 잘 해달라”고 말했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공천은 정도(正道)로 가고 그에 대한 저항이나 반발은 뚫고 가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진영아 패트롤맘 회장의 공천위원 자진 사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자진해서 당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고 했다. 사퇴했는데 자꾸 토를 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선 “인사라는 게 참 어렵다. 보안을 유지하려면 검증이 어려운 면이 있고 검증하려면 보안이 안 되는 면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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