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郭교육감 복귀’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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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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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도덕성-권위 상실… 깨끗이 물러나라”
전교조 “교육개혁 흔들림 없이 추진 기대”

검찰도 곽노현도 “항소하겠다” 19일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고 풀려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미소를 띤 채 지지자들과 함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검찰과 곽 교육감은 이날 벌금형 선고에 대해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검찰도 곽노현도 “항소하겠다” 19일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고 풀려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미소를 띤 채 지지자들과 함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검찰과 곽 교육감은 이날 벌금형 선고에 대해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9일 석방됨에 따라 그의 핵심 정책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교육감직을 잃을 수도 있지만, 최대 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곽 교육감은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 체제 아래 주춤했던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 정책의 혼란과 도덕성 상실을 이유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 난관도 만만치 않다.

○ 핵심정책 본격 추진


곽 교육감은 20일 서울시교육청에 출근한다. 지난해 9월 21일 구속 기소된 뒤 4개월 만이다. 오전 9시 30분에 시교육청의 학교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최종안 보고를 받으면서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당장 학생인권조례 재의를 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2시 곽 교육감이 시의회에 방문할 계획이어서 이런 의사를 전달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곽 교육감은 1심 선고가 나오기 직전, 주변 사람들에게 “이 부교육감이 요구한 재의를 철회하고 학생인권조례를 즉각 공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3월부터 서울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집회의 자유 △임신·출산, 성적 지향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 △두발·복장 자유 △체벌 전면 금지를 뼈대로 하는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다.

이 부교육감이 3월 말로 연기했던 고교선택제에 대한 결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곽 교육감은 서열화를 우려하며 고교선택제 폐지를 시사했던 만큼 올해 중학교 3학년은 이전처럼 거주지에 따라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학교 확대와 무상급식 확대도 탄력을 받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상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이 모두 곽 교육감의 정책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 시교육청 안팎에 갈등 고조

곽 교육감의 복귀로 이 부교육감이 견제를 받으면 시교육청 내부적으로 미묘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핵심 정책의 논의와 결정은 이전처럼 교육감 비서진과 자문위원회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진보성향 교육의원은 1심 선고 직전에 “비서실장 부탁으로 몇 가지 적습니다. 곽 교육감님이 재판에만 집중하느라 그동안의 교육청 상황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무엇을 먼저 하는 게 좋은지 보내주세요. 전달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e메일을 자문위원들에게 보냈다.

교육계의 마찰 또한 불가피하다. 선고 직후부터 곽 교육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환영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도덕성과 권위가 상실된 상황에서 제대로 교육행정을 이끌 수 없으므로 깨끗하게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도 “혈세를 받으면서 재판을 진행하는 건 문제가 있다. 교육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학교 현장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손충모 대변인은 “2, 3심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선의가 인정되는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본다. 공약으로 내세웠던 서울 교육 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은자 서울지부장도 “서울 교육이 다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교과부는 곽 교육감의 복귀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교과부 관계자는 “서울은 16개 시도교육청 중 워낙 비중이 커서 교과부와의 원활한 교류가 중요한데 곽 교육감이 다른 길을 갈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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